모비스 7위 지켰지만 위태…위아는 34위→38위로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의 판매 부진 여파로 현대차그룹 부품계열사들의 글로벌 매출 경쟁력이 일제히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가 최근 발표한 '2017년 기준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업체' 조사에서 현대차그룹 부품계열사들의 순위가 전년과 비교해 대부분 하락했다.

가장 규모가 큰 현대모비스는 전년과 동일하게 7위를 기록했지만, 매출은 약 272억달러에서 약 250억달러로 8.2% 감소했다.

현대모비스는 2006년(발표연도) 처음 순위조사 대상에 포함돼 25위에 오른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2014년부터 3년 연속 6위 자리를 지켰으나 지난해 일본 아이신 세이키에 추월당했다.

이번 조사에서 8위에 오른 미국 리어는 1년 새 매출(약 205억달러)이 10.3% 늘며 현대모비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부품계열사 세계 매출 경쟁력 일제히 하락
현대위아는 작년 매출이 약 70억달러로 2016년과 비슷한 수준을 달성했음에도 순위는 34위에서 38위로 4계단 뒷걸음질했다.

현대위아 역시 2016년(발표연도) 조사에서 29위까지 올랐다가 그 뒤로는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파워텍은 매출(약 40억달러)이 전년보다 19.7% 줄어 49위에서 57위로 8계단이나 내려앉았고, 현대다이모스도 소폭(1.9%) 감소한 약 39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순위가 57위에서 59위로 낮아졌다.

현대차그룹 부품계열사들의 성장 정체는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과 연결되는 측면이 많다.

현대·기아차에 대한 의존도가 60∼80%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여파와 미국 시장의 수요 둔화로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부품계열사가 고스란히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이유로 현대차그룹의 부품계열사들은 외부거래 비중을 점차 늘리고 연구개발(R&D)을 확대해 독자 생존하기 위한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100대 부품업체에 포함된 다른 국내 기업들은 매출 경쟁력이 높아졌다.

만도는 전년 대비 매출(약 52억달러)이 2.3% 증가해 46위로 1계단 상승했고, 한온시스템은 매출(약 49억달러)이 0.5% 늘어 48위로 2계단 뛰었다.

현대차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현대케피코는 약 15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이번에 새로 100위권(96위)에 포함됐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은 100위권에 포함되는 부품업체를 총 7곳 배출해 일본(26곳), 독일·미국(각 19개사)에 이어 많은 기록을 세웠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전 세계 자동차 부품업체가 지난 한 해 동안 올린 매출을 집계해 매긴 순위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조사 결과는 업계에서 부품사들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척도로 활용된다.
현대차그룹 부품계열사 세계 매출 경쟁력 일제히 하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