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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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플라스틱컵에 음료를 담아 달라는 손님들이 많아요. 10분 안에 나가겠다고 하니까 어쩔 수 없죠."

일회용컵 사용 단속을 코앞에 둔 1일 오후 1시께 서울 여의도 한 커피전문점에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는 손님이 상당수였다.

이 커피 매장 직원은 "8월부터 매장 안에서는 머그컵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테이크아웃 해 가는 손님들이 많아 플라스틱컵에 주로 담아 드리고 있다"고 했다.

기자가 방문한 이 커피전문점에는 대부분 플라스틱컵으로 음료가 제공되고 있었고, 매장 내 20개 가까이 되는 테이블 중에서 뜨거운 음료를 주문한 1~2곳을 빼고는 전부 플라스틱컵을 손에 쥐고 있었다.

매장 내 계산대 옆에는 '일회용 컵 사용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커다랗게 붙어있었다.

한 손님은 "매장에서 먹다가 남으면 아깝지 않느냐"며 "마시다가 사무실로 갖고 나갈 수 있기 때문에 머그컵 대신 플라스틱컵에 담아달라고 했다"고 그 이유를 전했다. 그렇지만 이 손님은 15분여 뒤 플라스틱컵을 매장 쓰레기통에 버렸다.

환경부는 당초 이날부터 시행하기로 한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 매장 내 일회용컵 남용 단속을 하루 연기하기로 했다. 과태료 부과 기준이 일관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정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잠깐이라도 매장 내에서는 플라스틱컵을 사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서 매장 직원과 소비자간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지적이 많다.

실제로 스타벅스, 파스구찌 등 대형 커피전문점부터 소형 카페까지 매장 내 프라스틱컵으로 음료를 마시는 직장인들이 대부분이었다. 매장을 방문한 손님이 일회용컵을 요구할 경우 매장 직원은 이 요구를 거부하기 쉽지 않다.

매장에 앉아서 유리잔에 음료를 담아 마시다가 남은 음료를 플라스틱컵에 담아 나가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일회용컵 사용이 금지되더라도 유리·머그컵 사용이 줄어들기는커녕 일거리가 더 많아질 수도 있다.

매장 직원은 이에 대해 "엎친데 덮친격이다. 유리컵 사용이 늘어 닦는 것만으로도 바쁜데 일이 더 많아졌다"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사진=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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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내 일회용컵 규제 시행에 대한 홍보 및 교육도 부족해 보인다. 대형 커피전문점의 경우 종업원이 규제 자체에 대해 정확히 인지를 하고 있는 반면, 자영업자들이 소규모로 운영하는 작은 카페는 공문을 전달받지 못하거나 직원 교육이 안된 경우가 많았다.

여의도 한 증권사 빌딩 지하에 위치한 소규모 카페 직원은 "일회용컵 규제가 언제 시행되는지 모른다"며 "뉴스에 규제한다고 보도되는 것을 보긴 했지만, 공문을 전달받지도 않았고 사장님이 따로 말씀해주시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카페 내 손님이 앉아있는 테이블에는 모두 다 플라스틱컵이 올려져 있었다.

환경부가 갑작스럽게 일회용컵 남용 단속을 하루 연기한 데 대해서도 파악 중인 매장 직원들은 거의 없었다. 한 커피 매장 직원은 "이미 지난달부터 매장 내 머그컵을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단속이 하루 연기된 것은 전혀 몰랐다"고 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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