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기업들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2년 연속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부담을 집중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기업 심리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18년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전체 산업 업황 BSI는 75로 전달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BSI가 5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내수가 급속도로 위축됐던 2015년 6월(-9포인트) 후 처음이다.

BSI는 지난 4월 79에서 5월 81로 올랐다가 6월 80으로 떨어진 뒤 2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7월 BSI는 작년 2월(74) 후 가장 낮았다.

한은 조사에 임한 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사항을 묻는 말에 내수 부진(20.9%), 인력난·인건비 상승(14.2%) 등의 순서로 답했다. 특히 인력난·인건비 상승이라 답한 비율은 한 달 전보다 2.2%포인트 상승해 한은이 통계를 조사한 2003년 1월 이후 최고로 치솟았다.

비제조업체들도 경영에 애로를 주는 요인에 대해 내수 부진(17.1%), 인력난·인건비 상승(14.4%) 등의 순으로 꼽았다. 한은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졌고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대체 인력을 구하는 기업들이 인력난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BSI 8월 전망치는 89.2로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2017년 2월 이후 처음으로 BSI 전망치가 80대를 기록했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올 들어 100선을 넘으며 기대를 나타냈던 기업경기 전망과 실적이 최근 들어 급격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수출과 투자에서 전망은 물론 실적까지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