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구입할 때 자금 마련 방법으로 ‘모바일 자동차대출(오토론)’이 떠오르고 있다. 과거 캐피털사의 자동차 할부가 자금 마련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꼽히던 시절과는 다르다. 주요 은행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모바일 오토론 시장에 뛰어들면서 관련 상품이 다양해지고 있어서다. 금융 전문가들은 은행의 모바일 오토론과 캐피털사의 자동차 할부를 두루 비교해보고 유리한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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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성에 낮은 금리까지

자동차 금융을 이용해 자동차를 구매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고객과 할부금융사(캐피털·카드사 등), 자동차업체가 3자 계약을 맺는 자동차 할부 형태와 고객이 은행에서 대출받아 자동차 업체에 비용을 지불하는 오토론이 대표적이다. 점유율로는 할부금융사의 자동차 할부가 은행 오토론에 비해 훨씬 크다. 캐피털사가 85% 수준이라면 카드사가 10%, 은행권이 5% 안팎을 차지하는 식이다.

금리 낮은 '모바일 오토론' 고를까… 혜택 많은 '캐피털 車할부' 받을까
그럼에도 최근 이용자 사이에서 주목받는 대출 방식은 은행의 오토론이다. 은행들은 편의성과 낮은 금리를 앞세운 모바일 오토론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신용등급이 5등급 이내라면 은행 모바일 오토론을 이용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신한·KEB하나·국민·농협·우리 등 5개 은행 모바일 오토론 최저금리는 연 3.44~3.84% 수준이다. 캐피털 및 카드사가 제공하는 자동차 할부 최저금리가 연 3.9~4%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낮다. 사용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데다 최대 10년 장기 분할 상환, 각종 할인행사도 진행한다.

5개 은행 중 모바일 오토론 최저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마이카 대출’의 최저금리는 연 3.44%다.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할 수 있다. 대출한도는 1억원이다. 국민은행의 모바일 매직카대출(연 3.6%), KEB하나은행의 원큐오토론(연 3.61%), 농협은행의 NH간편 오토론(연 3.77%), 우리은행의 위비 모바일 오토론(연 3.84%) 등도 있다. 이들 상품의 대출한도도 모두 1억원씩이다.

은행 모바일 오토론은 재직증명서나 소득증명서를 별도로 제출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자동으로 소득정보를 불러오는 ‘스크래핑’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모바일로 신청한 뒤 운전면허증과 자동차매매계약서를 사진으로 찍어 앱에 등록하거나 팩스로 은행 지점에 보내면 된다. 모바일 신청부터 대출 실행 결정까지는 빠르면 하루 정도 소요된다.

캐피털, 중고차 인증시스템 겸비

자동차 금융의 터줏대감 격인 캐피털사의 자동차 할부 노하우나 시스템의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얘기다. 캐피털사는 자동차 이용서비스와 금융혜택을 한데 묶은 패키지 상품이 다양하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에 그치지 않고 이용할 때, 교체할 때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대출 및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중고차의 경우 인증 시스템을 탄탄하게 갖추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내 차 팔기 서비스’, ‘자동차 이용료 맞춤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자동차를 구매한 뒤 정밀 점검과 선틴 등 사전작업을 완료한 차량을 직접 배송해주는 ‘프리미엄 차량 배송’ 서비스도 있다. 6개월에 한 번씩 차량이 있는 곳을 방문해 소모품을 교환해주는 예방 점검을 해주기도 하며, 운전자 보험 무료 가입 혜택도 제공한다.

사용 중인 신용카드를 활용해 금리를 낮추는 방법도 있다. 삼성·신한·롯데카드는 온라인 전용 ‘다이렉트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통해서는 서류 없이 자동차 할부를 신청할 수 있으며 최대 연 1%까지 금리를 낮출 수도 있다. 다만 카드사는 신용등급이 높은 경우를 위주로 자동차 할부를 제공한다. 신용카드를 사용한 적이 없거나 신용도가 낮은 경우에는 카드사보다 캐피털사를 이용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캐피털사는 신용등급에 따른 금리 차이가 크지 않은 편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자동차 금융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용 가능한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각종 혜택을 따져보고 본인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상품을 고르면 된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