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시간 연장 2년 "효과있다" vs "52시간제 역행"
주식시장 정규 거래시간이 30분 연장된 지 2년이 지났다.

거래시간 연장의 효과를 둘러싸고 증권가에서도 찬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노동계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에 맞춰 거래시간을 원상 복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시간 30분 연장 2년 차인 최근 약 1년간(2017년 8월1일∼2018년 7월27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제도시행 첫해(2016년 8월∼2017년 7월)의 코스피 거래대금(4조8천억원)보다 38.2% 증가한 수준이다.

제도시행 직전 1년간(2015년 8월∼2016년 7월)과 비교해도 37.1% 늘어났다.

그러나 거래량은 제도시행 전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최근 1년간 일평균 거래량은 3억9천만주였는데, 이는 제도시행 직전 1년간의 4억4천만주보다 11.3% 줄어든 규모다.

다만, 코스닥시장에서는 최근 1년간 일평균 거래량(8억5천만 주)이나 일평균 거래대금(5조4천억원)이 모두 제도시행 전보다 각각 20.6%, 56.5% 늘었다.

그러나 거래 증가를 거래시간 연장의 효과로만 단순화해 해석하기는 어렵고 지난해 장세가 활황을 나타낸 영향 등이 작지 않다.

많은 증권 전문가들도 거래시간 연장이 거래를 늘린다는 논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왔다.

실제로 거래시간 연장 후 첫 한 달간은 오히려 거래가 줄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는 "투자자 편의성 향상 등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까지 고려하면 거래시간 연장의 효과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래시간 연장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의 장 마감 시간인 오후 4시(현지시간 오후 3시)와 최대한 동조화를 하려 한 것"이라며 "앞으로 아시아 경제의 무게 중심이 중국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측은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량이 반비례한다는 것은 거래시간 연장의 효과가 없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준다"며 거래시간 연장이 금융회사 노동자들의 불필요한 부담만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거래소의 일방적 거래시간 연장 이후 2년 동안 증권 노동자들은 저녁이 있는 삶을 빼앗겼다"며 "거래 관련 업무와 후선업무 처리 시간이 밀렸고 퇴근 시간도 자연스럽게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주식 거래시간 연장은 박근혜 정부의 적폐 정책 중 하나다"라며 거래시간의 원상회복을 촉구했다.

거래소는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등의 명분으로 2016년 8월 1일부터 증권·파생상품시장의 정규 매매시간을 30분 늘렸다.

이에 따라 증권시장의 정규장 매매시간이 종전 6시간(오전 9시∼오후 3시)에서 현재의 6시간30분(오전 9시∼오후 3시30분)으로 늘어났으며 이와 맞물려 외국환 중개회사들의 외환 거래시간 등도 30분 연장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