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금강산 추모행사가 3년 만에 재개될 전망이다.

현대그룹은 30일 “현대아산이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로부터 정몽헌 회장 추모식과 관련해 방문 동의서를 받았고 통일부에 방북 신청을 했다”고 발표했다. 현대그룹은 추모식 개최를 위해 이달 초 통일부에 ‘북한주민 접촉 신청’을 제출해 승인을 받았으며 이후 북측과 협의해왔다.

통일부가 방북을 승인하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백훈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장, 이영하 현대아산 대표 등 임직원 15명이 다음달 3일 금강산에서 정몽헌 회장의 15주기 추모식을 열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현 회장 남편인 정몽헌 회장이 2003년 별세한 이후 매년 8월4일(기일) 무렵 북한 금강산에서 추모식을 해왔다. 금강산에는 대북사업을 주도했던 정몽헌 회장의 추모비가 있다.

2008년 금강산 관광객 총격 피살 사건으로 관광이 전면 중단된 뒤에도 금강산 추모식은 계속됐다. 하지만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도발로 남북한 관계가 경색된 2016년에는 현대그룹이 방북 신청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북측이 현대그룹의 방북 요청을 거부하면서 행사가 무산됐다. 통일부가 승인해 방북이 성사되면 현대그룹 관계자들이 북측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자연스럽게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주사업자이자 개성공단 개발사업자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