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인 이탈로모토 대표(왼쪽)와 지안루카 피우메 베스파 아시아지역 총괄대표가 ‘뉴 프리마베라’를 소개하고 있다.  ♣♣이탈로모토 제공
홍성인 이탈로모토 대표(왼쪽)와 지안루카 피우메 베스파 아시아지역 총괄대표가 ‘뉴 프리마베라’를 소개하고 있다. ♣♣이탈로모토 제공
“베스파의 경쟁자는 베스파뿐입니다.”

이탈리아 모터사이클 브랜드 베스파의 아시아지역을 총괄하는 지안루카 피우메 대표는 30일 기자와 만나 “우리는 70년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브랜드이자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베스파(vespa)는 이탈리아어로 말벌을 뜻한다. 두툼하고 둥그스름한 차체 후면부가 말벌을 닮았다고 해 지어진 이름이다. 베스파는 디자인 콘셉트를 쉽게 바꾸지 않기로 유명하다. 베스파가 올해 한국 시장에 새롭게 선보인 ‘뉴 프리마베라’는 1968년 처음 출시돼 올해로 50주년을 맞았지만 디자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피우메 대표는 “베스파는 한눈에 봐도 베스파임을 알 수 있도록 디자인 정체성을 유지해왔다”며 “차이를 만드는 것은 디테일”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한국 시장에 베스파는 병행 수입 형태로 들어왔다. 공식 수입사가 없어 소비자들은 사후서비스(AS)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베스파는 지난해 이탈로모토를 공식 수입사로 지정하고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피우메 대표는 “한국은 잠재성이 큰 시장”이라며 “아시아지역 판매 순위 5위 안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베스파를 한국 시장에서 선보이는 역할을 맡고 있는 홍성인 이탈로모토 대표는 올해 판매 목표를 2000대로 잡았다. 홍 대표는 “지난해보다 판매량을 20% 이상 늘려 한국 스쿠터 시장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브랜드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할리데이비슨과 BMW모토라드, 두카티코리아 등을 거친 모터사이클 전문가다. 그는 “베스파가 지금까지 병행 수입으로 들어와 AS는 물론 제대로 된 브랜딩에 실패했다”며 “양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질적인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탈로모토는 5개의 공식 딜러사를 두고 전국에 10개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홍 대표는 앞으로 3년 내 대리점을 25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소비자가 전국 어디서든 베스파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공식 딜러사는 서비스센터도 의무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대리점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서비스센터도 늘리겠다는 게 홍 대표의 방침이다. 그는 “판매와 AS, 원활한 순정부품 보급은 판매를 맡고 있는 사람의 책임이자 의무”라며 “서울에서 산 베스파를 타고 전국 일주를 떠나도 AS를 받는 데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병행 수입에서 공식 수입으로 바뀌며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홍 대표는 “비약적인 가격 상승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기존 병행 수입 업체들이 들여오던 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성을 고려해 새롭게 가격을 책정했더니 모델에 따라 가격이 오르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했다”며 “서비스를 강화하는 만큼 가격 인상은 있겠지만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