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께 김동연 부총리 회동서 발표…'반도체 2라인' 평택서 만날 듯
새 사회공헌활동 추진…미래기술육성사업 확대 방안 등도 검토


삼성전자가 조만간 대규모 투자·고용·사회공헌 계획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인도 국빈 방문 중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이후여서 규모와 내용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기업 본연의 역할'인 투자·고용·사회적 책임이 자칫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아 진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재계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조만간 중장기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하기로 하고, 내부 검토를 거쳐 경제 관련 부처들과 조율 작업을 진행 중이다.

투자·고용 계획은 이 부회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면담을 계기로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김 부총리는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나 "8월 초 삼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 부회장과의 회동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LG그룹을 시작으로, 올해 1월 현대차그룹에 이어 3월 SK그룹, 6월 신세계그룹을 잇따라 찾은 데 이어 다섯번째 주요 그룹 방문인 셈이다.

이들 그룹은 모두 김 부총리 면담을 계기로 투자·고용 계획을 내놨었다.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은 오는 6일께 경기도 평택에 있는 삼성 반도체 단지에서 만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틀 뒤인 지난 2월 7일 경영위원회를 열고 평택 반도체 단지에 제2생산라인을 건설하기 위한 예비투자 안건을 의결했었다.

평택 제2생산라인 건설을 위한 투자 규모는 수십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난해 7월 가동을 시작한 1라인의 경우 오는 2021년까지 총 30조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의 회동에서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를 비롯한 중장기 투자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총 100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을 중심으로 매년 20조원대의 시설투자를 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43조4천억원을 투자하면서 올해는 다소 줄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계획을 조정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회동 일정이나 투자·고용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투자와 연계한 일자리 창출 및 채용 확대 방안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올해 하반기 정기 공채 규모를 늘리는 한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새로운 영역의 일자리 창출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다양한 분야의 사회공헌활동을 발굴하는 동시에 총 1조5천억원에 달하는 기금을 통해 운영되는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확대하는 방안 등도 국민신뢰 회복과 연구개발(R&D) 선도 차원에서 추진한다.

이와 관련,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지난 27일 "이 부회장은 사회적으로 관심이 필요한 분야에서 기업이 지속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새로운 (사회공헌) 사업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직접 투자·고용 확대를 당부한 만큼 이 부회장으로서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내놓음으로써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동시에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국민신뢰 회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통령 만난' 이재용, 투자·고용·공헌 '통큰 계획' 내놓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