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야심차게 출범시킨 ‘삐에로쑈핑’(사진)에 중소기업 제품이 몰리고 있다. 일부 제품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자 다른 중소기업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놀이와 재미를 곁들인 이색 매장이 중소기업 제품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 상품 경연장 된 '정용진의 삐에로쑈핑'
29일 이마트에 따르면 삐에로쑈핑이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오픈한 뒤 한 달간 전체 매출의 88%가 중소기업 및 중소형 협력회사 제품에서 나왔다. 한 중소기업이 생산해 삐에로쇼핑에 공급한 ‘팩약이 물벼락 샤베트 살얼음팩’과 ‘파나미잭 알로에 수딩젤’ 등은 입점 후 1차 입고분이 모두 팔렸다. 초기 입고물량은 살얼음팩이 250개, 수딩젤은 750개 등이었다. 이 제품들은 추가 주문으로 입고돼 있다.

삐에로쑈핑에 진열된 중기 제품이 잘 팔린다고 소문이 나자 중소기업이 먼저 삐에로쇼핑의 문을 두드리거나 추가 제안을 하는 사례도 많다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마블, 스타워즈 등의 피규어를 삐에로쑈핑에 납품하는 가이아코퍼레이션은 기존 중저가 제품 판매가 예상치의 세 배에 이르자 고가 한정판 피규어 상품을 추가로 내놓기로 했다. 또 동물의상과 가면 등을 납품하는 업체 신익도 엽기 발랄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신상품 샘플을 수시로 보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쇼핑보다 재미를 추구하는 매장 콘셉트와 한정된 매장에 4만여 개의 다양한 상품을 압축 진열하는 방식을 택하다 보니 기존 상점에선 보기 힘든 중소기업 제품이 진열장을 많이 차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입점 후 한 달간 기존에 거래하지 않던 중소기업과 중소 협력업체 130여 개를 추가로 입점시켰다”고 덧붙였다. 삐에로쑈핑은 개점 후 하루평균 1만 명의 소비자가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