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흐름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 등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중국과 유럽, 일본은 성장 속도가 주춤해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27일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4.1%(연율 환산) 증가하며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법인세 인하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감세 정책에 힘입어 기업 투자와 민간 소비가 꾸준히 늘어난 덕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연 3% 이상의 성장률 궤도에 올랐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대단히 좋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미국만 '직진'… 中·日·유럽은 성장세 멈칫
이에 비해 중국과 일본, 유럽연합(EU) 회원국의 경기는 불안한 모습이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6.7%로 1분기 6.8%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2016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성장 둔화 조짐이 나타나자 기업 연구개발(R&D) 비용과 관련해 650억위안(약 10조6000억원) 규모의 세금을 감면하기로 하는 등 경기 부양에 나섰다. 지방정부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1조3500억위안(약 221조원)어치 채권 발행도 추진한다.

유럽의 성장세도 주춤하고 있다. 프랑스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7%로 시장 예상치 1.9%를 밑돌았다. 공공부문 파업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1%대로 하락했다. 일본은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2%로 주저앉았다. 2분기에 다소 회복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경기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근 일본은행이 양적완화를 축소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퍼지면서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도 불안하다.

지난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에서 미국(100.2)만 경기 상승과 하강을 구분하는 기준선 100을 넘었다. 블룸버그는 “미국은 감세로부터 힘을 받고 있으나 중국은 성장이 식고 있고 유럽은 더디게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