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폴리이미드(PI)필름의 성패는 양산 능력에서 갈릴 겁니다.”

김희수 대표 "투명 PI필름 주도권, 결국 양산 능력서 판가름"
최근 충남 천안 본사에서 만난 김희수 SKC하이테크앤마케팅 대표(사진)는 “폴더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 중 하나인 투명 PI필름 경쟁이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 등 선진국보다 양산 능력이 앞선 한국 기업들이 투명 PI필름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SKC하이테크앤마케팅은 40년 넘게 비디오테이프를 생산하던 SKC 천안공장에서 출발했다. 2004년 SKC가 미디어 사업을 중단하면서 필름 가공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2007년엔 SKC가 미국 롬앤하스와 지분을 공통 투자해 합작사로 변신했다. 지난해 7월 롬앤하스 지분 51%를 인수하며 SKC 자회사로 편입됐다.

지난 1월 취임한 김 대표는 1986년 SKC에 입사해 30년 넘게 한 우물을 판 필름 전문가다. SKC와 코오롱이 합작사인 SKC코오롱PI를 세웠을 때 공장장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SKC 중국법인장으로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김 대표는 투명 PI필름 가공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꼽았다. SKC와 SKC하이테크앤마케팅은 2019년 하반기 생산을 목표로 충북 진천에 필름 양산 시설을 만들고 있다. SKC가 만든 베이스필름을 받아 가공하는 것이 SKC하이테크앤마케팅의 역할이다.

시장조사기관 UBI에 따르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2022년께 연간 5600만 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투명 PI필름이 기존 유리 커버와 터치스크린 패널 등을 대체할 경우 2023년께 연간 1조2000억원가량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투명 PI필름 기술을 갖춘 회사는 SKC와 코오롱, 일본 스미토모화학 등 3개뿐이다.

증권가에서는 스미토모화학이 폴더블 스마트폰 초기 모델에 필름을 납품하더라도 양산 시설을 갖춘 국내 회사들이 점차 점유율을 높여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곳에서 베이스필름 생산과 가공을 할 수 있어 좋은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SKC하이테크앤마케팅은 모바일 기기에 쓰이는 비산 방지 데커레이션 필름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LCD(액정표시장치)·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컬러 필터에 들어가는 밀베이스와 실리콘 이형필름 등도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김 대표는 “투명 PI필름 코팅 시설과 중국 사업 등에 500억원을 투자해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며 “2022년 매출 1조원에 영업이익 200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안=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