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10년 임차 계약한 대백아울렛 동대구점 전경. 작은 사진은 오는 9월 개장하는 현대시티아울렛 조감도.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이 10년 임차 계약한 대백아울렛 동대구점 전경. 작은 사진은 오는 9월 개장하는 현대시티아울렛 조감도. /현대백화점 제공
대구시에서 2개 백화점을 운영 중인 대구백화점은 지난해 4월 동구 신천동에 처음 아울렛을 열었다. 지하 6층~지상 7층 규모(영업면적 2만8519㎡)의 대백아울렛 동대구점이다. 기대만큼 장사가 되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좋은 브랜드를 충분히 유치하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불과 600여m 거리의 KTX 동대구역사에 2016년 말 개점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이 ‘위력’을 떨치고 있었다. 영업면적 9만3554㎡로 대백아울렛의 세 배가 넘는 초대형 점포인 신세계 대구점은 지난해 6700억원대 매출을 거뒀다. 개점 1년여 만에 대구 6개 백화점 중 1등 점포에 등극했다.

현대百, 대백아울렛 10년간 운영
대구백화점으로서는 적자가 뻔히 보이는 대백아울렛 동대구점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결국 올 들어 현대백화점에 “(대백아울렛 동대구점) 운영을 맡아달라”며 ‘SOS’를 쳤다. 현대백화점은 마침 지방 광역시로 아울렛 사업 확대를 추진하던 중이었다. 수개월 간의 협상이 계속됐다.

현대백화점은 26일 대백아울렛 동대구점을 10년간 임차해 운영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10년 뒤 계약을 연장할 수도 있다. 이날 계약으로 현대백화점은 대백아울렛의 내부 인테리어 공사와 전산시스템 교체 등을 거쳐 오는 9월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으로 새단장해 개점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지방 광역시 상권에 첫 번째 아울렛을 출점하게 되고, 대백아울렛은 임대료 매출에 따른 수수료까지 얻게 되는 ‘윈·윈’ 협력 모델”이라고 말했다.

현대百, 대백아울렛 10년간 운영
새로 문을 열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은 ‘도심 속 세련되고 편안한 아울렛’을 콘셉트로 스포츠, 여성·남성 패션, 식음료 등의 상품을 강화할 예정이다. 직선으로 3.3㎞ 거리에 있는 현대백화점 대구점(중구 달구벌로)과의 시너지도 극대화할 계획이다. 2011년 개점한 현대백화점 대구점(영업면적 5만6100㎡)은 지역 부유층이 선호하는 점포로 성장했다. 명품 및 수입의류 브랜드 수만 해도 서울 압구정동 본점과 맞먹는 60개에 이른다. 대구·경북지역 백화점 중 유일하게 3대 명품인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이 모두 입점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백아울렛이 현대백화점에 아울렛 운영을 맡긴 배경엔 수십 년간 축적해온 현대의 상품기획(MD) 능력이 자리잡고 있다”며 “매장과 브랜드 리뉴얼을 거치면 지금과 완전히 다른 아울렛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 체결로 현대백화점그룹은 아울렛사업 확장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특히 기존 서울 등 수도권 중심의 출점 전략에서 벗어나 지방 광역상권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현대백화점은 수도권에만 5개 아울렛(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송도점,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가산점,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아울렛 출점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2020년 대전광역시에 충청지역 최초의 프리미엄 아울렛(가칭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을 연다. 또 경기 남양주 다산 신도시(가칭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남양주점, 2020년 오픈 예정)와 화성 동탄1신도시(가칭 현대시티아울렛 동탄점, 2021년 오픈 예정)에도 프리미엄 아울렛과 도심형 아울렛을 각각 개장할 계획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