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올해 순이익 16% 상승 전망
금융지주업종 주가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상승하며 코스피지수 상승분을 웃돌았다. 경기민감업종과 대기업의 신용 위험이 상승하며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고 충당금 비용 부담 우려가 높았지만 대형 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사들은 자산 건전성 개선과 충당금 비용 하향 안정화를 통해 탄탄한 실적을 달성했다. 우려와는 달리 이익 창출력 등 기업의 펀더멘털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반면 올해 들어서는 몇몇 부정적인 이슈와 대출 가산금리에 대한 직접 규제 등 비우호적인 규제 변화의 가능성이 대두되며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바이오나 남북한 경협 등 다른 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금융지주사가 상대적으로 소외되며 불리한 수급 환경에 놓인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올해와 내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금융지주업종의 견조한 실적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와 은행의 올해 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16.3%, 내년 순이익은 올해 대비 5.1%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와 내년 자기자본이익률(ROE)도 9.5%~9.7%로 지난해(8.9%) 대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주가는 결국 펀더멘털을 반영할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업종 주가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순이자마진(NIM)은 기준금리 인상 및 시장금리 상승과 여수신 포트폴리오 개선에 따라 은행별로 2016년 4분기 혹은 지난해 1분기부터 개선돼왔다. 대부분 은행의 올해 2분기 NIM이 2020년 4분기까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저금리 환경과 풍부한 유동성 등에 힘입어 최근 5~6년 동안 꾸준히 상승해온 저원가성 핵심 예금 비중이 추가 상승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자산·부채 구조상 최근 금리 인상 효과가 조달에 반영되는 시기가 도래한 점과 기준금리 인상 여부의 불확실성 등도 반영했다. 하지만 지난해 네 분기 동안 지속해서 NIM이 개선돼 왔기 때문에 올해 연간 NIM이 전년 대비 은행별로 1~17bp(베이시스 포인트·100분의 1%) 상승하며 단순 평균으로는 6bp 상승할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상 및 시장금리 상승이 있을 경우에는 예상보다 더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올해 은행들의 단순평균 원화대출금 성장률은 각각 3.9%(대형 은행 평균 5.5%, 지방은행 평균 2.7%), 내년 성장률은 4.8%(대형 은행 평균 5.0%, 지방은행 평균 4.7%)로 전망한다. 부문별로는 가계보다는 기업대출이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대출 중에서는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일반대출이, 기업대출은 대기업대출보다는 중소기업대출이 높은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대형 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들의 수수료이익은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제외한 금융자산 판매 및 관리 수수료, IB 수수료 등이 모두 고루 성장했다. 저금리 환경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 △우호적인 증시 환경 △복합점포 활성화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 간 협업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례적으로 호실적이었던 최근의 수수료이익을 기본으로 지속해서 고성장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고 증시 환경 등에 따라 변동성이 있는 이익도 있다. 하지만 최근 수수료이익 증가가 상당 부분 저금리와 자본시장 발달, 금융지주의 수익 구조 다변화 등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결과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일정 수준의 견조한 수수료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수익 기반의 다변화나 이익 성장성뿐만 아니라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완만하게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이고 경기 악화 우려도 있기 때문에 자산 건전성의 악화 및 충당금 비용 상승은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다수 금융지주사의 건전성 및 충당금 비용이 단기간 내에 의미 있게 악화할 만한 신호가 나타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금융위기 이후 상장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은 크게 개선됐다. 경기민감업종 대기업 여신 등 위험가중치가 높은 자산을 대폭 감축했다. 대형 은행 및 금융지주사들 기준으로 부실채권(NPL) 비율과 연체율 등이 역대 최저치를 갱신해왔다. 신규 부실 증감액도 하향 안정화 추세라 당분간 충당금 비용률이 크게 상승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관리될 전망이다.

올해와 내년 이익 전망이 양호하고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점에만 그친다면 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업종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저금리, 저성장, 고령화 등 부정적인 요인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부분의 상장된 금융지주사가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고 다양한 구조 변화를 통한 대응 노력을 적절히 하고 있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을 강화해 수익 기반을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수익 기반을 확대하고, 모바일 채널 강화 및 디지털화를 통해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추세다. 금융 수요의 성장성·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에 진출해 미래를 대비하는 등의 구조 변화 노력도 꾸준히 이뤄진다면 중장기적인 주가 전망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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