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철 이놈들연구소 대표(왼쪽), 정주호 비플렉스 대표.
최현철 이놈들연구소 대표(왼쪽), 정주호 비플렉스 대표.
이놈들연구소는 삼성전자 C랩에서 2015년 9월 분사한 스타트업이다. 시계를 찬 팔의 손가락을 귀에 가져다 대면 통화가 가능한 ‘인체전도기술’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막상 창업하려니 막막했다. 최현철 이놈들연구소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이다 보니 법인은 물론 지식재산권 등록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방법을 찾다 창업진흥원의 도움을 받았다. 회사 설립에 필요한 전반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 이놈들연구소는 1년간 창업진흥원이 제공해준 4인용 사무실을 쓰며 제품을 개발했다.

그리고 1년 뒤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운영하는 디캠프로 옮겼다. 회사 식구가 10명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해외 벤처캐피털(VC)과 바이어의 정보도 받아 중국 상위 10위 안에 드는 VC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 이놈들연구소는 이달부터 제품을 소비자에게 배송하기 시작했다.

스타트업 지원에 정부와 관련 기관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예비 창업자는 물론 기술창업자 재창업자 등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청창사)는 지난해까지 총 7기 졸업생을 배출했다. 1500개 넘는 스타트업이 이곳을 거쳐갔다. 정보기술(IT) 모바일 기기의 충격 흡수 소재를 개발하는 에스제이폼웍스는 지난해 20억원 매출을 기록한 뒤 올해 50% 늘어난 3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으뜸중소기업제품’으로 선정된 ‘아빠손잠금장치’도 청창사 출신 스타트업 제이에이치케이에서 내놓은 제품이다. 중진공은 경기 안산, 광주 등 5개였던 청창사를 올해 12개로 늘렸다.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 프로그램(TIPS·팁스)’도 대표적인 창업 지원책이다. 액셀러레이터가 창업 기업에 투자하면 정부가 이에 맞춰 연구개발(R&D)비용을 매칭해주는 방식이다. 2016년부터 팁스에 참여하고 있는 정주호 비플렉스 대표는 “시제품 생산에는 정말 상상 이상으로 많은 돈이 들어 청년 창업자가 감당하기 쉽지 않다”며 “팁스를 통해 2년간 지원받는 5억원이 제품 개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운동 자세를 측정하는 칩을 미국 대형 이어폰 업체에 공급했다.

정부는 상생협력펀드를 통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스타트업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대·중견기업이 스타트업을 지원하거나 인수합병(M&A)하기 위한 목적으로 벤처펀드를 설립하면 6(대·중견기업) 대 4(모태펀드)로 매칭해 출자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우수 인력 공급이 용이한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을 주체로 개방형 혁신에 집중하는 ‘창업마을’도 조성해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