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본, 구매설명회서 규격 공개…"국내산 중심으로 2020년까지 도입"
전기차 업계 "규격 맞추기 어려워…경차로 확대해야"


우정사업본부는 2020년까지 우편배달용 이륜차 약 1만5천대 중 66%인 1만대를 초소형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우선 올해 초소형전기차 1천대를 도입하고, 내년에는 4천대, 2020년에는 5천대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우본은 이날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우편사업용 초소형전기차 구매설명회를 개최하고 도입 계획과 구매 규격안을 발표했다.

우본은 내년부터 국내 조립 시설에서 생산되는 차량을 중심으로 초소형전기차를 도입할 계획이다.

규격안에 따르면 우편배달용 초소형전기차는 농어촌지역 운행 거리 80㎞ 이상, 중소도시 60㎞ 이상, 대도시 40㎞ 이상, 적재 중량 100㎏ 초과, 적재 공간 0.4㎥ 이상, 완속 충전과 220V용 콘센트 충전 호환 방식 등을 충족해야 한다.

이외에 블랙박스, 후방보행자 안전장치(영상장치, 접근·후진경고음 발생장치) 등 안전장치와 냉·난방장치, 원격잠금장치 등 편의장치를 필수로 갖춰야 한다.

필수사항은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확대된다.

구매설명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규격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민하 한국전기자동차협회 사무국장은 "규격을 만족할 만한 회사가 없다.

초소형전기차는 그동안 없던 카테고리이기에 많은 조건을 요구하게 되면 제조사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많다"며 "편의장치 조건이 점차 강화되는데 중소업체가 맞추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일부 사업자들은 국가 보조금이 초소형차보다 경차에 많이 지급되는 점을 들어 배달용 전기차를 경차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우본 측은 "경차로 확대하게 되면 국가 보조금이 늘어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차로 당장 규격 상향은 어렵지만 전기차 확대에 맞춰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규격은 올해 도입되는 1천대에 한해 적용된다.

우본은 이달 중 구매 규격을 공고하고, 11월까지 차종을 선정해 차량임대업체와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현장 배치는 올해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우본은 연말 내용을 보완해 최종 규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우본은 집배원의 근로여건 개선을 위해 올해 배달용 초소형전기차를 도입하기로 확정하고, 현재 전국에서 48대를 시험 운영하고 있다.

강성주 본부장은 "초소형전기차 도입 사업을 통해 집배원의 안전사고 발생이 대폭 줄고, 직원 근로여건이 큰 폭으로 향상될 것"이라며 "정부의 수요창출을 통해 초기 초소형전기차 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계기가 되고, 친환경 정책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편배달 오토바이 1만대, 초소형 전기차로 바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