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원동력을 외부에서 찾는 개방형 혁신, 오픈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기업의 오래된 성장 전략이다. 경영 전략으로 자리 잡으며 가장 많이 거론되는 사례는 ‘골드코프 챌린지’다. 2003년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금강회사 골드코프는 보유하고 있던 금광이 ‘고갈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금을 캐기 위해서는 더 깊은 곳으로 파내려가야 했지만 금맥이 있을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롭 매큐언 사장은 지금까지 지질학자들이 탐사한 모든 정보와 50년 금광 채굴 기록 등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새 금맥의 위치를 정확하게 찾아내는 사람에게 상금 57만5000달러를 주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골드코프 챌린지’라고 이름 붙였다. 50개국에서 1400여 명이 제안한 110개 탐사 지점 중 80%에서 상당량의 금이 나왔다. 1억달러였던 시가총액은 90억달러까지 뛰어올랐다.

'금광 고갈'로 망할 뻔한 골드코프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넷플릭스(사진)도 외부 아이디어를 활용했다. 넷플릭스는 영화 추천 시스템인 ‘시네매치’의 정확도와 품질을 10% 개선해주는 사람에게 100만달러를 주는 경진대회 ‘넷플릭스 프라이즈’를 열었다. 오늘날의 VOD 대신 DVD를 우편으로 빌려주던 넷플릭스는 재고가 된 철 지난 영화의 상품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추천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이용하고 있었다. 미국 AT&T 벨연구소 소속 연구원들이 이 상금을 타갔다. 넷플릭스의 자랑인 영화 추천 시스템은 이렇게 탄생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인수합병(M&A)은 뉴스라고 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구글은 1998년 설립 이후 20년 동안 130여 개 기업을 사들였다. 안드로이드, 유튜브(2006년),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 등이 대표적이다. 구글을 비롯해 아마존 인텔 등 미국의 5대 IT 기업이 2012년부터 5년간 투자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420여 개에 달한다.

개방형 혁신은 중국의 성장 전략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국가혁신 주도 발전 전략으로 개방형 혁신을 명시했다. 중국의 3대 IT 기업이 선두에 서 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바이두는 15개, 알리바바는 28개, 텐센트는 25개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