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의 고급 화장품 브랜드 ‘후’(사진)가 올 상반기 국내외에서 1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K뷰티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의 급성장에 힘입어 LG생건은 올 상반기 550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후' 상반기 매출 벌써 1조… LG생건 또 최대실적 경신
LG생건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6526억원, 영업이익 2673억원, 순이익 1874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작년 2분기보다 각각 11.1%, 15.1%, 11.4%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51분기 연속,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53분기 연속 증가했다. 상반기 매출은 3조3118억원으로 작년보다 8.7% 늘었고 영업이익은 5509억원으로 12.0% 증가했다. 순이익도 3838억원을 기록하며 10.1%의 증가세를 보였다. 증권업계는 이 회사가 올해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LG생건 관계자는 “내수경기 침체 여파로 생활용품, 음료사업부가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사업부가 큰 폭으로 성장했다”며 “2분기 중국에서 고급 화장품 매출이 87% 급증하고 국내 면세점 매출이 70%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후' 상반기 매출 벌써 1조… LG생건 또 최대실적 경신
화장품 사업부문은 올 2분기 9534억원의 매출과 194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작년보다 각각 23.2%, 30.1% 늘었다. 2분기 전체 실적에서 화장품부문이 차지하는 매출은 58%, 영업이익은 73%에 달한다. 면세점에서 후를 비롯해 ‘숨’ ‘오휘’ 등 고급 화장품 매출이 70% 급증한 데다 중국 등 해외에서의 매출이 작년보다 36% 증가한 것이 한몫했다. 중국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후 화장품의 인기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인 관광객 대상 면세점 매출도 늘어났다. 유안타증권은 LG생건이 올 2분기 면세점에서 3646억원어치의 화장품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했다.

무엇보다 후의 국내외 매출이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1조원을 돌파한 것이 주목할 만하다. 2003년 첫선을 보인 후는 2009년 1074억원, 2013년 2037억원, 2014년 4310억원 등으로 매출이 급증했다. 이듬해 8081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고 2016년엔 1조2083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엔 총 1조4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LG생건 생활용품사업부는 2분기 매출이 작년보다 6.0% 줄어든 3372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273억원으로 27.9% 줄었다. 내수경기 침체로 샴푸 린스 등 생활용품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음료사업부문은 2분기 매출 3620억원, 영업이익 457억원을 기록하며 작년보다 각각 1.8%, 1.3% 늘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후, 숨 등 고급 화장품 성장에 힘입어 국내 면세점 매출은 올해 29% 증가한 1조3300억원, 중국 시장 화장품 매출은 40% 증가한 508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라며 “올해 6조6070억원의 매출과 1조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