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면허 비위’가 있었는지를 놓고 지난 1년간 관세청을 집중 조사한 검찰이 최근 무혐의 결정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관세청이 면세점 입찰사업자의 평가점수를 조작했다”며 관세청 임직원 10여 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던 감사원은 역풍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2일 검찰 및 관세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015년 7월 및 11월 이뤄진 면세점 사업자 선정 건 관련 수사를 지난 13일 종결했다. 김낙회, 천홍욱 전 청장을 포함한 관세청 임직원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檢 "관세청의 면세점 심사비리 없었다"… 머쓱해진 감사원
감사원은 작년 7월 관세청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관세청이 2015년 기존 면세점 면허 취소 및 신규 특허 발급 과정에서 허위로 공문서를 작성하고 사업계획서 등 심사서류를 파기했다”며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감사원이 당시 공개한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 실태’에 따르면 관세청 직원들은 1·2차에 걸쳐 이뤄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계량평가 점수를 바꿔 한화갤러리아, 두산 등 평가점수가 뒤졌던 기업에 사업권을 내줬다. 반면 관세청 조작에 따라 1차에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점이, 2차에선 잠실 롯데월드타워점이 탈락했다는 게 감사원 지적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2015년 면세점 사업자 선정 당시 비위가 있었는지 폭넓게 들여다봤으나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관세청 직원들은 당시 입찰에 참여한 모든 기업에 똑같은 기준을 적용했고 심사서류 역시 내규·관행에 따라 파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롯데월드타워점이 재선정된 2016년 4월의 3차 심사 과정은 국정농단 수사에 포함돼 있어 이번 수사 종결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국정농단 수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월드타워점의 면세점 면허를 재취득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스포츠재단 설립자금 70억원을 뇌물로 준 혐의에 대해 이뤄졌다. 1심 재판부는 2월 신 회장에 대한 뇌물죄를 인정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검찰이 관세청의 1·2차 심사 절차에 대해 ‘면죄부’를 줌에 따라 한화, 두산 등도 면허박탈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관세청 직원들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감사원 징계 대상으로 지목됐던 직원들은 감사원에 재심의를 요청하는 등 강력 반발해왔다. 관세청 관계자는 “작년 감사원의 징계 요구 이후 중앙징계위원회 결과를 기다려온 직원들이 누명을 벗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의 ‘먼지털기식’ 감사도 도마에 올랐다. 관세청의 한 간부는 “작년 감사원 발표 당시에 평가 규정을 둘러싸고 해석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수차례 설명했지만 감사원이 듣지 않았다”며 “지금과 같은 ‘막가파식’ 감사 관행엔 문제가 있다”고 억울해했다.

조재길/안대규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