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단독주택 LH에 넘기면 연금으로 매각 대금 지급
세일앤리스백 연내 도입…한계채무자, 금융사에 집 주고 빚 상환 뒤 매각가로 재매입


단독·다가구 주택이나 세대분리형 아파트 일부를 전세나 월세로 임대하면서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노년층이 노후 단독주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넘기고 매각 대금을 연금으로 받는 사업도 확대된다.

22일 금융위원회와 주택금공사,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 감소 등으로 타격을 입은 취약 노년계층을 위한 지원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정부는 60세 이상이 본인이 거주하는 집의 일부를 전·월세로 주더라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내년에 주택금융공사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법이 개정되면 단독·다가구 주택이나 세대분리형 아파트에 살면서 남는 방을 세를 주더라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월세와 연금이익을 모두 얻을 수 있어 고정 수입이 적은 고령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택연금은 부부 기준으로 9억원 이하 주택 소유자가 실거주해야 하며, 주택 일부를 전세나 월세(무보증 월세는 가능)로 임대하면 가입할 수 없다.

주택연금은 주택을 주택금융공사에 담보로 맡기고 매달 연금을 받는 구조인데, 보증금을 받고 세입자를 들이면 담보권 설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어서다.

법 개정으로 신탁형이 도입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

신탁형은 소유권과 세입자 보증금이 주택금융공사로 넘어간다는 점이 기존 주택연금과 차이다.

연금 가입자가 세입자 보증금을 써버렸다면 주택연금 일시인출 방식으로 마련할 수 있다.

보증금을 주택금융공사에 넘기면 주택연금 수익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보증금을 운용한 뒤 수익금을 연금 가입자에게 돌려주기 때문이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주택연금에 월세 수입, 보증금 운용 수익까지 얻는 셈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신탁형 상품을 만들 수 있으면 주택연금 대상도 넓어지고 부모 자식간 재산 갈등 소지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연금형 매입임대사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65세 이상 노년층이 노후 단독주택을 LH에 넘기고 매월 연금방식으로 매각 대금을 받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 사업을 올해 100호, 내년에는 200호로 늘릴 예정이다.

해당 주택은 리모델링해 청년층과 신혼부부에게 공공임대주택으로 내놓는다.

올해 안에 한계채무자인 '하우스푸어'를 위한 세일앤리스백(SLB) 상품도 도입한다.

이는 금융회사에 주택을 매각해 빚을 갚고 그 집에서 임대로 살다가 5년 후에 팔았던 가격으로 다시 살 수 있는 상품이다.

집 값이 아무리 올라도 매각가로 살 수 있다.

정책금융기관 및 금융권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고, SPC는 금융회사에서 주택매입자금을 조달한 돈으로 세일앤리스백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세일앤리스백 이용자에게 받는 임대료는 조달 비용으로 사용한다.

주택금융공사가 SPC 보증을 서주기 때문에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어 대출자가 감당해야 하는 임대료도 시장가격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