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3대 편의점이 확장한 점포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업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데다 올 들어 16.4%나 오른 7530원의 최저임금이 적용되면서 예비 창업자들이 점포 개점을 꺼린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등 ‘빅3’ 편의점이 올해 1~6월 늘린 점포 수는 1007개(순증 기준)로 집계됐다. 2016년 상반기 1679개였던 이들 3개 편의점의 순증 점포 수는 2017년 상반기엔 2378개로 급증했지만 올 들어선 반토막이 났다.

편의점 창업 '반토막'… 계약 포기까지 속출
지난 6월 말 기준 점포 1만2772개를 운영 중인 GS25의 둔화 폭이 가장 컸다. 작년 상반기 1048개나 점포를 늘렸지만, 올해 상반기엔 순증가한 점포 수는 343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상반기 점포 942개를 늘렸던 CU도 올해 상반기엔 394개를 더 내는 데 그쳤다. 경쟁 격화로 수익성이 떨어진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3대 편의점의 순증 점포 수(1007개)는 당초 계획했던 2000개에 훨씬 못 미친 실적이다. 편의점 한 곳이 창출하는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3~4개인 것을 감안하면 출점 둔화로 3000~4000개 일자리가 생겨나지 못한 셈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심각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10.9%)이 확정된 지난 14일 이후엔 편의점 창업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계약 포기가 잇따르고 상담 건수도 급감하고 있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편의점에서 심야시간에 일하는 사람은 그만큼 절박한 사정이 있는 이들”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이 줄줄이 문을 닫거나 심야 영업을 중단할 경우 연쇄적으로 이들의 일자리가 불안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김보라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