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자영업 폐업률은 전년 대비 10.2%포인트 높은 87.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도·소매업과 음식, 숙박업 등 자영업 4대 업종은 2016년 48만3985개가 새로 생기고, 42만5203개가 문을 닫았다. 10개가 문을 열면 8.8개는 망했다는 얘기다.
자영업 10곳 문 열면 8.8곳 망했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제 활동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서울시 전체 업소 수는 38만3747개에서 하반기 36만392개로 6.09% 감소했다. 중구와 용산구에서만 각각 2775개, 1479개가 문을 닫아 10%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작년 하반기 폐업률은 울산(-9.96%)이 가장 높았고, 대구(-9%), 부산(-8.13%), 서울(-6.09%)이 뒤를 이었다.

은퇴자의 창업 발판이 돼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폐업 신고도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자진 폐업 신고를 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수는 625개다. 2017년 상반기(598개)와 2016년 상반기(488개)보다 많다. 가맹본부 한 곳이 문을 닫으면 여기에 속한 수십~수백 명의 생계가 위협받는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가맹본부의 65%가량이 월 수익 500만원도 안 되는 영세 기업”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신규 가맹점 진출 속도가 늦어지는 것은 물론 기존 프랜차이즈 폐업도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업종·지역별 차등 없는 일괄 적용이 곳곳에서 잡음을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영업자 수가 전체 취업자의 25%를 웃도는 한국 현실에 맞도록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저소득층 소득 증대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 너무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오히려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빼앗고 아랫목 경기마저 위축시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말이 ‘사장님’이지 최소한의 자기자본, 대부분의 은행 빚과 자기 노동력이 결합된 ‘자영노동자’ ‘가맹노동자’로 표현하는 게 맞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의 줄폐업과 최하위층 일자리 감소라는 이중고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