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인천 부평 공장 직원들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트랙스를 조립하고 있다. /한국GM 제공
한국GM 인천 부평 공장 직원들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트랙스를 조립하고 있다. /한국GM 제공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한국GM 인천 부평 2공장에 5000만달러(약 566억원)를 추가 투자한다. 차세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개발 및 디자인 작업도 맡기기로 했다. 이를 위해 100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을 더 뽑는다.

한국GM은 20일 부평 2공장에서 트랙스 등 SUV 모델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5000만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한다고 발표했다. GM과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10년간 43억5000만달러(약 4조7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것과는 별개로 이뤄지는 추가 투자다.

배리 엥글(왼쪽), 카허 카젬
배리 엥글(왼쪽), 카허 카젬
이번 시설 투자를 통해 한국GM은 부평 1공장에서 생산하던 트랙스와 뷰익 앙코르 등 소형 SUV 연간 7만5000대를 2공장으로 옮겨 생산할 방침이다. 연간 6만 대의 말리부 등만 생산하고 있는 부평 2공장 가동률이 30%에서 80%로 높아지게 돼 내년 초부터 정상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대신 부평 1공장은 내년부터 신형 준중형 SUV 모델을 생산한다.

GM은 한국GM에 차세대 중형 SUV의 디자인 및 차량 개발도 맡기기로 했다.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GM을 차세대 SUV 개발 거점으로 지정할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 100명의 R&D 인력을 신규 채용해 한국GM의 전체 R&D 인력을 3000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추가 투자 및 R&D 인력 확충은 한국GM에 대한 본사 차원의 장기 투자 약속을 확고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GM은 지난 5월 한국GM에 빌려준 대여금 28억달러(약 3조원)를 출자전환하고, GM과 산은이 향후 10년간 신규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부평과 경남 창원 공장에 신차 2종을 새로 배정한다는 약속도 했다.

GM은 한국에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중국 제외)를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GM 아태본부는 지역 내 생산·제품기획을 총괄하면서 본사의 신차 물량 배정에도 참여한다. 한국GM을 자동차 생산·판매·기술개발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게 GM 본사의 계획이다. 신설 시기는 올해 말, 지역은 부평이 유력하다. 아태본부 인력은 기획·인사·재무 등 2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한국GM의 R&D 역량을 확대해 글로벌 신차 개발 프로젝트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스파크와 이쿼녹스 등 신차를 앞세워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지난 2월 전북 군산 공장 폐쇄 발표 이후 반 토막 난 판매 실적 회복을 위해 경영 정상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스파크와 이쿼녹스를 최근 새로 내놓은 데 이어 내년 초 대형 SUV 트래버스를 출시한다. 8인승인 트래버스는 전장이 5189㎜에 달한다. 앞으로 5년간 15개 차종의 신차 및 상품성 강화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