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19일부터 23개 철강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다. 미국의 철강 수입 제재와 내수 부진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EU는 18일 관보를 통해 EU 철강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지난 3월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이후 세계 철강 제품이 EU 시장으로 몰려들면서 피해가 작지 않다는 설명이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제품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업계에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면 수입국이 수입량을 제한하거나 관세를 높여 수입품에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다.

23개 철강 제품군에 대해선 지난 3년간의 수입 규모를 고려해 수입 쿼터량을 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의 철강 쿼터(할당량) 부과에 이어 EU까지 제한 조치를 내놓음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인도 러시아 터키 우크라이나 등 주요 철강 수출국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세이프가드 대상으로 결정된 23개 철강제품의 대(對)EU 한국 수출 규모는 330만2000t, 금액으로는 29억달러(약 3조2800억원)에 달한다. 외교부는 “EU의 세이프가드 조사는 하반기에도 계속되며 9월 공청회를 거쳐 연말께 최종 조치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한국철강협회에서 문승욱 산업혁신성장실장 주재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14개 철강사, 철강협회와 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

EU는 지난 3월부터 EU 철강업계 보호를 위해 세이프가드 발동을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철강 세이프가드 잠정 발효와 함께 EU로 수입되는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서도 필요한 조치를 위해 감시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지연/박상용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