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목표 낮춘 정부

"美·中 갈등, 신흥국 리스크 등
대외변수 제대로 반영 안돼"
민간연구소들의 경고 "2.9% 성장도 쉽지 않다"

정부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9%와 2.8%로 각각 0.1%포인트 낮춰 잡으면서 경기가 하강국면에 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 수치마저도 낙관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불거지고 신흥국 리스크가 확대되는 등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정부의 이번 경기 전망에는 대외 변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각 기관에 따르면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 국내 민간 연구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모두 2.8%로 전망했다. 2.9% 성장률을 내세운 곳은 정부와 한국은행 외에 정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유일하다.

게다가 민간 연구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제시했던 상반기와 비교하면 최근 들어 대내외 변수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2.8% 성장도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당장 정부가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한 고용 쇼크가 장기화·만성화되면서 하반기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여기에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연구기관들의 예상을 크게 밑돌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 들어 치솟으면서 국내 물가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가 더 타격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8원20전 오른 1132원30전에 마감되며 지난해 10월19일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4월 초 이후에만 7.4% 올랐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꺾이다 보니 2.8~2.9%의 성장률이 가능할지도 상당히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미국의 대(對)이란 원유 제재로 유가 움직임이 불안한 가운데 주요국의 무역 갈등 등이 부각되고 있어 내년 성장률은 더욱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대내외 여건의 불안정을 이유로 성장률을 낮췄지만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불안 요인과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중국의 성장률 둔화 가능성 등은 제대로 고려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성장률이 2%대 중반으로 밀릴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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