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관계가 해빙 무드로 접어들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이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기념하는 메달을 독점 판매하는 데 이어 최근엔 현대그린푸드가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케이터링(출장 조리)을 맡기로 했다.

17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그룹 내 종합식품기업인 현대그린푸드는 다음달 20~26일 금강산관광지구에서 3년 만에 재개되는 이산가족상봉 행사에서 만찬 등 식음료 부문을 담당한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대부분 80세 이상 고령인 상봉 참가 가족을 고려해 화려함보다는 열량 보충을 돕고 소화하기 쉬운 메뉴와 조리방식 등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린푸드는 2002년부터 2015년까지 열린 상봉 행사에서도 케이터링 서비스를 주관했다. 당시 금강산관광지구 온정각휴게소에서 조리사 등 140여 명이 행사장의 남북 가족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현대그린푸드는 남북 경협사업이 다시 시작되면 단체급식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은 남북·미북 정상회담을 기념하는 메달을 국내 유통업체로는 유일하게 판매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기념 메달은 한국조폐공사가, 미·북 정상회담 메달은 싱가포르 조폐국이 발행한 제품을 단독으로 공급받았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직계이자, 범현대가(家) 일원인 현대백화점그룹은 남북 경협사업과 인연이 적지 않다. 현대백화점이 판매 중인 현대서산목장의 ‘화식한우’가 대표적이다. 서산목장은 1998년 정 명예회장이 판문점을 넘어 방북할 당시 몰고 간 소 1001마리가 있던 곳이다.

현대백화점은 이후 이 목장에서 자란 한우를 화식한우란 브랜드로 독점 판매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유통전문기업이라는 강점과 과거의 경험을 활용해 남북 경협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