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쏘카 대표, "카셰어링, 20~30대 자동차 이용방식 획기적으로 바꿔"
-車 보급률 낮은 동남아지역 진출 타진

"현재 카셰어링 사업 방식을 두고 '초단기 렌터카'라며 비판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20~30대의 젊은 층에선 기존 렌터카를 두고 '장기 카셰어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나타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쏘카가 시작되기 전엔 젊은 층이 지금처럼 모빌리티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을까요? 카셰어링 사업이 3~4년 사이에 자동차 이용문화를 바꿔놨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올해 4월 이재웅 쏘카 대표가 11년 만에 회사 대표이사직으로 복귀했다. 다음 창업자이자 쏘카 창업 후 10년 이상 벤처 투자자로 활동했던 그가 본격적으로 카셰어링 사업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하면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쏘카를 위시한 국내 카셰어링 사업을 두고 대여 시간이 짧을 뿐 단기 렌터카와 차이가 무엇이냐, 수백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진행됐음에도 카셰어링 사업의 수익성이 너무 낮지 않냐는 등의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던 시점이기도 했다.

"한국식 카셰어링 모델, 경쟁력 있다"

17일 쏘카는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커플 앱 '비트윈' 개발사 VCNC 인수 관련 미디어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이번 인수로 회사 CSO로 임명된 박재욱 VCNC 대표이사와 함께 참석,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회사가 차를 구매해 이용자에게 대여하는 현재 사업 구조에 관한 질문에 대해 이재웅 대표는 세간의 비판과 달리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젊은 층에서 직접 차를 구매하지 않고도 필요할 때 차를 이용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고, 동남아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라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동남아와 인도 등 신흥 시장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선진시장과 달리 자동차 보급률이 높지 않다. 실제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차를 공유하는 개념보다 회사가 차를 구매한 후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적합하다. 쏘카가 올해 1월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이유이기도 하다.

현행 카셰어링 사업 구조에 대해서도 '보는 것처럼 단순한 구조'는 아니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쏘카는 VCNC 인수로 데이터 관리 및 서비스 운영 최적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할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양질의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정보 경영이 중요해졌다는 것. VCNC는 커플 앱 비트윈 개발사다. 이재웅 대표는 VCNC가 일 이용자 100만명 이상, 누적 메시지 920억개 이상과 사진 자료 24억 이상의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한 점을 높이 평가해 인수를 결정했다.

박재욱 VCNC 대표이사는 "카셰어링은 차와 운영공간(Zone)의 관리, 앱의 연결성과 사용자 경험(UX), 서비스 이용 개선, 시스템과 데이터 관리 최적화 등 다양한 솔루션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분야"라며 "커플 앱 '비트윈' 론칭 후 대량의 데이터를 관리해온 노하우가 쏘카의 카셰어링 운영에 접목되면 상당한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적화' 문제는 기업 내부적인 기술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카셰어링 사업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가져가기 위해 적정 가격을 찾는 것 역시 중요하다. 최근 카셰어링 이용요금을 두고 업체와 이용자 간 온도차가 감지된다. 카셰어링 업체들은 현재 이용료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시장 성장을 위해 낮은 수익을 감내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반면 카셰어링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프로모션이 없으면 이용하기 꺼려진다', '단기 렌터카와 비교해 가격 메리트가 없다'는 식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재웅 대표는 "현재 카셰어링 이용요금이 싸다 비싸다 딱 잘라 말하긴 곤란하다"며 "중요한 건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가기 위한 최적화된 구조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 수익성이 없는 사업은 영위할 수 없으며, 기업이 과도한 수익을 가져가는 것 역시 옳지 않다"며 "소비자들 역시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얻는 가치보다 이용요금이 너무 높다면 (카셰어링을) 외면할 것이란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유도 들을 수 있었다. 스타트업 1세대로서 최근 시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예전보다 많아졌지만 혁신 역량이 그만큼 올라왔는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정부 규제와 기존 관습 등의 벽에 부딪혀 사업을 하려 해도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돼있습니다. 새로운 규칙을 만들고 제시한다면 사회적 합의를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사회 문화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이 지금보다 더 많이 등장해야 합니다. 쏘카가 자동차 이용 문화에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실력 있는 스타트업의 성공이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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