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상품수출 전망 3.6%서 3.5%로 하향…"교역 개선, 물량 증가 탓"
"무역전쟁 위기감 높은데"…한은, 수출전망 0.1%p 하향조정
미·중 무역전쟁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한국은행이 올해 상품수출 전망치를 0.1%포인트만 낮췄다.

중국을 거쳐 한국 수출까지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걸려 올해 수출에는 영향이 미미하고 추후 상황도 더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한은은 12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올해와 내년 상품수출 증가율 전망을 3.5%로 제시했다.

이는 4월 경제전망 때 제시한 올해와 내년 전망치(각각 3.6%)보다 0.1%포인트씩 낮춘 것이다.

한은은 "미중 관세 부과,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 등이 당연히 수출에 부정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중국의 상호 관세 부과로 무역분쟁 가능성이 커지고 이에 따라 한국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란 관측이 확산하는데 비해 하향 조정 폭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이 0.1%포인트 '미니' 하향 조정에 나선 것은 세계교역이 여전히 개선 흐름을 보이는 데다 최근 수출 경기를 이끈 반도체 수요도 견고하다는 판단이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발(發) 무역전쟁에 대해 "올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영향이 있으려면 먼저 중국 수출에 영향이 있어야 하고 그다음 중국의 중간재 수입이 줄어야 한다"며 아직 중국에서도 수출 영향이 가시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내년 수출에도 현재까지 영향은 크지 않으리라고 진단됐다.

이 관계자는 "단가 하락 때문에 수출 금액 증가세는 내년에 둔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 수요 등으로 수출 물량은 거의 꾸준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수출전망에는 10일 미국이 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는 안과 중국의 보복 방침이 반영되지는 않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2천억 달러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방침을 언급하면서 "향방을 가늠하기가 어렵지만 만약 이런 조치들이 실행에 옮겨진다면 우리 경제, 특히 수출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경계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