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회장 "산업 이해도 높고 조직 이끌 역량 갖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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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근(62)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이 해임된 송영중 전 부회장의 뒤를 이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새 부회장을 맡는다.

경총은 1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전형위원회 회의를 열어 김용근 자동차협회장을 신임 상근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전형위는 손경식 경총 회장을 비롯해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조규옥 전방 회장,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백우석 OCI 부회장, 김학권 인천경총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 박복규 경총 감사 등 8명으로 구성됐으며 이날 회의에는 최병오 회장을 제외한 7명이 참석했다.

앞서 경총은 지난 3일 임시총회에서 전임인 송영중 부회장을 파행적 사무국 운영, 경제단체 정체성에 반하는 행위 등을 사유로 취임 3개월 만에 해임한 바 있다.

손경식 회장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용근 회장에게 경총 신임 부회장 자리를 제안했고, 본인이 수락했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여러 명이 거론됐지만 최종후보로 2명이 압축됐고 그 중 김용근 회장으로 뜻이 모였다"며 "오늘부터 부회장 일을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김용근 회장을 추대한 이유에 대해 "경력이 많고 경제·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뿐 아니라 국제적인 활동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총이 좀 더 활발하게 활동하도록 이끌기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자원부 관료 시절 뚜렷한 주견을 갖고 산업정책을 잘 처리한 데 이어 자동차협회장으로서 협회를 상당히 개선한 점을 높이 샀다"면서 "경총 부회장으로서도 조직을 잘 장악해 끌고 나갈 역량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새 부회장이 오면 경총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라며 "맡은 업무를 확대해가면서 회원들을 대변하고, 나아가서는 산업 전체를 대변하는 일을 활발하게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회계부정 논란에 대해선 "감출 것도 없고 큰 형사상 문제를 일으킬 것도 없다고 본다"며 "중립적인 회계법인을 선정해 철저히 조사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용근 자동차협회장은 산업자원부 산업정책본부장(차관보),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 등을 지냈으며 2013년부터 자동차협회를 이끌었다.

2017년 3월 임기가 끝났으나 후임자를 찾지 못해 오는 2020년 3월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김 회장이 중도에 자리를 옮기게 되면서 자동차협회도 후임 인선을 위한 후속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 산업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노사관계가 대립적이고 투쟁적인 것에서 합리적·협력적 관계로 전환되는 일이 필수"라며 "앞으로 전문적이고 설득력 있는 논리로 노사 문제를 진지하게 풀어나가는 데 집중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손 회장이 경총 조직에 대한 감사와 진단을 외부에 철저하게 의뢰한 걸로 안다"면서 "그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긍정적인 조직으로 발전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갑자기 결정된 거라 자동차협회 쪽 일을 마무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등 통상 문제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그 일을 최대한 정리하고 늦어도 이달 23일부터는 경총 부회장 일을 시작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전형위 회의에서는 정지택 두산중공업 고문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남에 따라 경총 비상근 부회장에서 퇴임하고, 김명우 두산중공업 대표이사가 그 자리에 새로 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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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