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색하늘은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우산 제조업체다. 27년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우산만 제조했다. 2016년 자체 브랜드인 슈룹을 내놓고 고급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고전했다. 제조만 해서인지 어디서 어떻게 팔아야 할지를 몰랐다.

지난해 ‘단골공장’을 만나며 상황이 바뀌었다. “공장(생산자)에 단골손님을 만들어주자”는 아이디어로 출발한 단골공장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소비자를 모아줬다. 단골공장은 상품을 기획하고,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찾아 생산을 맡긴다. 공장을 운영하는 중소기업에 브랜드를 만들어 주거나 크라우드 펀딩을 연결해 주기도 한다.

침체한 중소제조업 생태계에 단골공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미들맨’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단골공장은 벌써 18개 중소 제조업체와 함께 양말 치약 물티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제조업체는 생산물량이 늘고, 소비자는 싼값에 질 좋은 제품을 쓸 수 있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생산능력이 없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지원해주는 벤처도 생겨났다.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로 불린다. 국내에서는 ‘N15’가 대표적이다. 이미 96개 벤처 및 스타트업의 생산을 대신해 주거나 지원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메이커스 등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은 수만 개 중소업체의 아이디어를 소비자와 연결해 주고 있다. 이들 ‘미들맨’이 중소 제조업체를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