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일본은 글로벌 1위 상품을 늘려가고 있지만 한국의 세계 1등 품목 수는 몇 년째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격화하는 세계 시장 경쟁에서 새로 우위를 차지하는 기업과 제품이 나오지 않아서다.

'세계 1등 상품' 한국만 뒷걸음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주요 상품·서비스 71개 분야의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미국 기업이 일반의약품과 반도체 장비, 발전용 터빈 등 24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기업은 마이크로컨트롤러와 이미지센서, 카메라 등 10개 분야에서, 중국 기업은 이동통신 인프라와 냉장고, 세탁기 등 9개 분야에서 1위에 올랐다. 한국 기업의 시장점유율 1위 품목은 스마트폰과 D램, 낸드플래시 등 모두 7개였다.

이 조사에 따르면 세계 1위 경제대국 미국의 경쟁력 우위가 여전히 뚜렷한 가운데 중국이 고부가가치 기술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위 품목이 전년 대비 2개 증가한 중국은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산업 전반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아졌다. 이동통신 인프라(기지국)에선 화웨이가 스웨덴 에릭슨을 제치고 세계시장 선두에 올랐다.

반면 한국은 2015년 8개이던 세계 1위 품목이 2016년 7개로 줄었고 지난해에도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 특히 스마트폰, D램, 평면TV 등 5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았다. 조선(현대중공업)과 대형 액정패널(LG디스플레이)이 1위지만 업황 악화와 중국의 추격 등을 고려할 때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이미지센서(소니), 리튬이온전지용 절연체(아사히가세이),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및 일반 디지털카메라(캐논) 등에서 세계 1등 기업이 전년보다 2개 더 늘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