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 제공
대한항공 관계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에 이어 아시아나항공에서도 항공법상 면허 취소 사유인 ‘외국인 등기이사 재직’ 사실이 확인됐다. 진에어는 미국 국적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6년(2010~2016년)간 등기이사로 등록한 사실이 드러나 면허 취소 청문 절차를 밟고 있다.

9일 아시아나항공의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미국인인 ‘브래드 병식 박’이 2004년 3월19일부터 2010년 3월26일까지 6년여간 등기이사(사외이사)로 재직했다. 재미동포인 박병식 씨(72)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지인으로 2000년대 중반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납품한 사업가로 알려져 있다.

외국인의 국적 항공사 등기이사 재직은 국내 항공법상 불법이다. 항공사업법 9조와 항공안전법 10조는 외국인은 국적 항공사의 등기이사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조 전 전무의 진에어 불법 등기이사 재직 사실이 불거진 지난 4월 중순 이후 대한항공 등 8개 국적 항공사의 임원 재직 현황을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불법 행위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가 아시아나항공의 외국인 등기이사 재직 사실을 파악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이 오너가(家)도 아닌 박씨를 등기임원으로 등록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2012년 항공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외국 국적 임원의 불법 재직이 반드시 면허를 취소해야 하는 사안이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해 추가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박씨가 아시아나항공의 등기이사였던 기간 중 2004년부터 2008년까지는 항공법상 외국인 임원의 재직이 적발되면 면허를 취소토록 규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조항은 이후 임의적 취소 사유로 바뀌었다가 2012년 다시 필수 취소 사유에 포함됐다. 외국인 등기이사 논란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박씨는 사외이사로 일상적인 경영 업무를 맡지 않아 항공법상 외국인 임원의 결격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