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갑론을박'…"현실화해야" vs "원가경쟁력 악화"

우리나라 가정용 전기요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며, 산업용 전기요금은 중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이른바 '두부공장론'으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가운데 선진국 진영의 요금 수준이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한 전기요금 개편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가 최근 발간한 '국제 산업용·가정용 에너지 가격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기준으로 ㎾h당 8.47펜스(약 125원)였다.

이는 조사 대상 OECD 회원국 28개 가운데 최저인 캐나다(8.46펜스)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2016년 7.74펜스로 가장 낮았던 노르웨이는 지난해 8.76펜스로 오르면서 우리나라를 앞질렀다.

가정용 전기요금이 가장 높은 나라는 독일로, 우리나라의 3배가 넘는 26.68펜스에 달했다.

덴마크가 24.45펜스(2016년 기준)로 그 뒤를 이었다.

유로 국가를 제외하고는 호주(18.41펜스)가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웃 일본은 16.55펜스(2016년 기준)였고,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약간 높은 10.01펜스로 조사됐다.

최근 논란이 된 산업용 전기요금의 경우 우리나라는 ㎾h당 7.65펜스(약 113원)로 OECD 회원국들의 중간값(7.62펜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가정용 전기요금보다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높은 셈이다.

노르웨이(2.83펜스), 스웨덴(4.46펜스·2016년), 핀란드(5.65펜스) 등 신재생 에너지 보급이 활발한 북유럽 국가들이 낮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책정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캐나다(6.50펜스), 헝가리(6.77펜스), 터키(5.76펜스) 등도 우리나라를 밑돌았다.

가장 비싼 나라는 이탈리아로, 우리나라의 2배 수준인 13.69펜스(2016년)에 달했다.

일본은 11.19펜스(2016년)로 비(非) 유로 국가 가운데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수년째 세계 최저 수준이고, 산업용 전기요금도 전반적으로 낮다"면서 "이 때문에 전기 소비의 왜곡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요금 현실화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철강, 정유, 반도체 업계 등에서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는 글로벌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며 인상에 반대하고 있어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올린 '두부공장의 걱정거리'라는 글에서 "이제는 두부값이 콩값보다 더 싸지게 됐다"고 지적, 연료가격 등 원가를 제대로 반영한 전기요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가정용 전기료, OECD 회원국 중 최저… 산업용은 중간 수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