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로부터 미 기업과의 거래금지 제재를 받았던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가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을 교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부는 앞서 제재 해제 조건으로 벌금 10억달러(약 1조1100억원)를 부과하고 CEO 교체를 요구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4월 ‘대북한 및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ZTE에 대해 향후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도록 했다. ZTE는 미 정부의 제재로 핵심 부품 공급이 끊기면서 폐업 위기로까지 몰렸다.

이와 관련,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지난달 7일 “ZTE에 대한 제재를 풀기로 합의했다”며 미 정부에 벌금 10억달러를 납부하고 4억달러를 보증금 성격으로 결제대금계좌(에스크로)에 예치하도록 했다. 또 ZTE의 경영진과 이사회를 한 달 내에 교체하고, 미 정부가 선발한 준법감시팀을 ZTE에 배치하도록 했다.

ZTE는 미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신임 CEO로 독일에서 사업 책임자 역할을 맡았던 쉬쯔양을 선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또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기술책임자(CTO), 인사관리책임자 등도 모두 새 인물로 교체했다. 지난달 30일엔 주주총회를 열어 기존 이사진 14명을 전원 사퇴시키고 리쯔쉐 신임 회장 등 이사진 8명을 새로 선출했다.

이날 현재 ZTE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가 완전히 풀리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ZTE에 기존 네트워크와 장비 유지에 필요한 거래 일부를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