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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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 패권 다툼이 본격화하면서 한국 경제가 '고래 싸움'에 낀 양상이 될 것이란 걱정이 커진다.

미국이 6일(현지시간) 산업부품, 설비 기계, 차량 등 340억 달러 규모 제품에 25% 관세부과 조치를 발효하자 중국도 곧 반격을 예고했다.

미중 무역분쟁은 지난달 중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부과 강행 방침을 밝히며 다시 불거졌고, 이제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수출 비중이 큰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으로선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을 도리가 없어 보인다.

이미 불똥이 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미국 및 한국산 스티렌이 중국에 덤핑 수출되고 있다고 최종 판정을 내렸다.

앞서 미국도 1월에 태양광 패널과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내리며 중국산과 한국산을 동시 겨냥했다.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그에 따라 어떤 충격과 혜택이 있을지 가늠하기 극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기가 다가오는 것이다.

글로벌 가치 체인에 긴밀히 통합된 한국은 무역전쟁 영향에 많이 노출된 국가로 꼽힌다.

대만, 헝가리, 체코, 싱가포르 등과 함께다.

로이터통신과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경제분석기관 픽셋에셋매니지먼트가 미·중 전면 무역전쟁이 몰고 올 수출 분야 리스크(위험요인)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62.1%로 6번째로 높았다.

한국은 무역전쟁으로 직접 위협을 받는 품목이 전자제품, 자동차, 철강, 선박 등 주요 수출 품목이라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미국이 500억 달러 중국 수입품(수입품 중 10%)에 관세율 25%를 부과해서 중국산 수입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천만달러(31조원) 줄어든다
산업연구원은 이보다는 충격이 훨씬 덜할 것으로 봤다.

우리나라의 대중·대미 수출이 총 3억3천만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직접 충격보다는 간접적 영향을 더 우려했다.

미중에 의존도가 높은 취약성이 부각되면서 금융불안이 확산하는 상황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미중 무역전쟁은 국내 기업과 소비자 등 경제 주체들의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달 기업 체감경기는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우려로 4개월 만에 꺾였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년 2개월 만에 최악이 됐다.

전월 대비 하락 폭은 최순실 사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뒤숭숭하던 2016년 11월 이후 가장 컸다.

자칫하다가 무역전쟁으로 실제 타격을 입기도 전에 국내 경기가 냉각돼버릴 수도 있다.

정부는 이번 '관세폭탄'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하면서도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6일 오전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 회의를 개최했다.

정부는 미·중 통상분쟁을 중심으로 글로벌 무역갈등이 심화하면 세계 경제와 국내 수출에 주요한 하방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산업부 백운규 장관은 이날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열고 이날 조치와 관련, "단기적으로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다만, 무역분쟁 확대와 심화 가능성에 대비해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