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중진공 이사장(왼쪽)과 섭려하 창업대가 과기복무유한공사 대표가 중국 중관춘에서 ‘한·중 중소벤처기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중진공 제공
이상직 중진공 이사장(왼쪽)과 섭려하 창업대가 과기복무유한공사 대표가 중국 중관춘에서 ‘한·중 중소벤처기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중진공 제공
해양 시설물을 제작하는 중소기업 오션어스는 아랍에미리트에서 벤더(공급업체) 등록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지 벤더 등록 절차가 복잡한 데다 다국적 기업들이 경쟁사로 참여하면서 수주 경쟁에서도 밀렸다. 오션어스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두바이 현지 수출 비즈니스인큐베이터(BI)에 입주하면서 아부다비 현지 회사가 발주한 프로젝트를 최종 낙찰받았다. 두바이 BI에 입주해 있는 동안 기술제안서와 입찰 진행 등에서 컨설팅과 법률 자문 등을 받았다. 해양 원유 시추 설비와 육상 원유 정제 시설을 해체하는 작업을 수주하면서 지난해 2312만달러 수출실적을 거뒀다.

중소기업 수출지원의 총본산인 중진공 진주 본사 전경.
중소기업 수출지원의 총본산인 중진공 진주 본사 전경.
중소기업 와이제이링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BI에 입주하면서 현지 시장에 안착했다. BI 입주로 비교적 저렴하게 현지 거점을 마련해서다. 현지 납기와 사후관리에 대응할 수 있게 되면서 오스람, 헬라 등 신규 바이어를 빠르게 발굴하고 단기간 매출을 키웠다. 이 회사는 지난해 2009만달러 규모의 수출을 달성했다. 입주 첫해인 2015년보다 매출은 4배 늘었다. 올해 69명(18.9%)을 신규 채용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내수기업 3361곳, 수출기업으로 바꿔놨다
수출 BI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내수기업의 수출을 돕기 위해 진행 중인 사업이다. 수출 BI는 14개국에 22곳이 설치돼 있다. 수출 BI를 통해 사무공간 제공과 현지 마케팅 및 법률 자문·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사무공간은 12~20㎡이며 회의실이나 상담에 필요한 공간도 지원받을 수 있다. 해외 진출 첫해에는 임차료를 20%만 내면 된다. 2년차에는 50%를 내면 되고 3~4년차엔 기업이 모두 부담한다. 해외 진출로 부담이 큰 첫해에 임차료 할인을 집중했다. 단기간만 공간이 필요한 사업자는 연간 30일 내로 사용할 수 있는 수출사랑방을 이용하면 된다.

지난해까지 4266개사가 수출 BI의 도움을 받았다. 이들 기업은 수출 61억달러(약 6조7984억원)를 달성했다. 이 기간에 투자한 재정은 1086억원으로 60배 승수효과를 냈다. 중진공은 수출 BI를 더 많은 중소벤처기업이 유연하게 쓸 수 있도록 공유오피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적인 혁신허브인 미국 실리콘밸리와 시애틀 등에도 설치를 검토하고 나섰다.

중진공은 수출 BI사업에 힘입어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한 ‘내수기업 수출기업화’ 사업에서 내수기업 3361개를 수출기업으로 전환했다. 이 사업을 통해 지난해 수출기업으로 전환한 8919개 추진 실적 중 37.7%를 차지했다. 중진공 수출지원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이 지난해 올린 수출 성과는 71억8000만달러에 달한다. 중진공이 유망 중소기업과 제품을 발굴하고 수출 성장단계별로 맞춤형·패키지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결과다. 수출지원기관과도 협업을 통한 지원에 나섰다.

중진공의 수출마케팅 및 글로벌화 지원사업은 31개 지역본부와 지부 등 국내 지원 인프라 및 정책자금을 연계한 다양한 지원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천병우 중진공 국제협력처장은 “유망 내수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해 온·오프라인 해외 진출까지 논스톱으로 지원체계를 갖춘 기관은 중진공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