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가계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비(非)은행권에선 가계·기업대출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돈 빌리기가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회사 대출 행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올 3분기 은행권이 예상한 신용위험지수(30)는 전 분기(27)보다 높아졌다.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33으로 전 분기(27)보다 6포인트 상승했다. 2003년 3분기(4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이 커진 데다 신규 주택 준공물량이 늘어나면서 지방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조정 가능성이 커져 가계의 신용위험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7을 기록해 전 분기(3)보다 높아졌다.

신용위험은 커졌지만 은행의 대출 문턱은 가계의 주택대출만 높아질 전망이다. 3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전 분기(-1)보다 완화됐다. 이 지수가 마이너스면 대출금리를 높이는 등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금융회사가 완화하겠다고 답변한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

대기업(0)과 중소기업(13)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모두 완화됐다. 하지만 가계 주택대출 태도지수는 -3으로 전 분기(-20)보다는 개선됐지만 당분간 깐깐한 심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은행권의 대출 태도는 모든 업권에서 강화될 전망이다. 상호금융조합은 이달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도입과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등이 시행되면서 대출 심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금융회사 대출 행태 설문조사는 지난 5월25일부터 지난달 8일까지 전국 199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