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EQ900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EQ900 / 사진=현대차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다. 주행 성능이나 승차감 등이 상품성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세단의 경우 조용함은 반드시 갖춰야 할 요건 중 하나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중형부터 플래그십(최상위) 세단에 정숙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신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EQ900은 전후방 문에 3중 밀폐 구조를 적용했다. 실내 곳곳을 빈틈없이 막아내 외부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이뿐 아니라 국산차 최초로 ‘중공 공명음 알로이 휠’을 장착했다. 이 휠은 도로에 접촉할 때 발생하는 공명음을 줄인 것으로 정숙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휠은 차를 움직이는 수많은 부품 중 유일하게 도로와 맞닿는 만큼 여러 기술 접목이 확대되고 있다.

혼다도 6년 만에 완전 변경(풀 체인지)된 중형 세단 신형 어코드에 ‘휠 공명기’를 탑재했다. 휠 중앙부를 따라 흡음재를 부착해 울리는 소리를 잡아냈다.

회사 관계자는 “휠 공명기는 노면을 달릴 때 생기는 소음을 억제한다”며 “섀시(차대)나 차체 각 부위에서 하기 어려운 방음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전자제어장치(ECU)가 소리를 센서로 감지, 상쇄하는 음파를 스피커로 내보내는 ‘액티브 노이즈 콘트롤(ANC)’이 적용돼 있다.
렉서스가 전 모델에 적용한 ‘에어로 스태빌라이징 핀’ / 사진=렉서스코리아
렉서스가 전 모델에 적용한 ‘에어로 스태빌라이징 핀’ / 사진=렉서스코리아
차가 달릴 때 공기 저항과의 싸움도 정숙성과 연관이 있다. 완성차 업체는 개발 과정에서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풍동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도요타의 고급 차 브랜드 렉서스는 전 모델 A필러(앞 창문과 운전석 사이 기둥)와 리어 램프에 작은 돌기를 부착했다. ‘에어로 스태빌라이징 핀’으로 불리는 이 부품은 주행 시 공기 소용돌이를 일으켜 차체가 흔들리는 것을 막아준다.

이를 통해 정교한 핸들링을 구현하고 정숙성, 연비까지 개선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닛산 알티마는 차량 하부에 공기 역학적인 별도 덮개를 달아 기능성을 극대화 했다. 이 차는 공기저항 계수 0.26Cd를 달성해 고속 주행 시 더욱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르노삼성은 2019년형 SM6에 이중접합 차음 유리를 기본 적용했다. 세계 최대 유리제조 업체인 프랑스 생고방(Saint-Gobain)의 기술이 접목돼 있다.

유리 사이마다 진동을 흡수하는 특수 물질이 삽입돼 있어 방음 효과를 낸다. 특히 실내로 전달되는 소음의 약 50%가 앞유리에서 발생하는 만큼 차이가 크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숙성은 중요한 명차의 조건 중 하나”라며 “무소음 상태로 만든 실험실을 마련하는 등 완성차 업체가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