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영의 재무설계 가이드
<59> 보험소비자 구매성향

"보험료 싼게 제일" 보험료민감형
"보장내용 따져보자" 보장중시형
"복잡한 절차 질색" 시간절약형
"친한 설계사에게" 관계중시형
"아무래도 ㅇㅇ보험" 브랜드중시형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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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을 구매할 때 당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①가격 ②품질 ③상표 ④유행

이런 질문을 받으면 어떤 사람은 “난 가격이 제일 중요해. 무조건 싼 걸 찾지”라고 답한다. 이에 대해 “싼 게 비지떡”이라며 품질 우선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두 의견을 절충해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를 내세우기도 한다. 아예 자신이 선호하는 ‘상표’만을 고집하는 사람도 있다. 그 브랜드 상품이라면 굳이 이것저것 따져볼 게 없다는 식이다. 그런가 하면 최신 유행이 선택의 기준인 사람도 있다.

이처럼 상품 구매 상황에서 나타나는 소비자 성향을 구매성향이라 한다. 일반적으론 ‘가격민감형’ ‘품질중시형’ ‘상표선호형’ ‘유행추종형’ 등으로 나뉜다. 그러나 상품 종류에 따라 그 특성이 구매성향 구분에 반영돼 유형도 달라진다.
보장내용·보험료 천차만별… 보험 가입 전에 내 구매성향 진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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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보험은 어떨까. 보험은 언젠가 닥칠 위험에 대비하려고 구매하는 상품이다. 보험 구매 대가로 지급하는 보험료가 보험 상품의 가격이다. 비슷한 보장 수준에서 보험료가 가장 저렴한 상품을 선택하는 구매성향을 ‘보험료민감형’이라 한다. 예를 들어 사망보험금 1억원을 보장하는 여러 보험 상품 중 보험료가 제일 싼 상품을 찾는 것이다.

보험 상품의 품질에 해당하는 보장 내용을 중요시하는 구매성향이 ‘보장중시형’이다. 보장중시형 소비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보장 내용을 갖춘 상품을 찾기 위해 여러 상품을 적극적으로 비교한다. 보험은 상품별로 보장 내용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상품 간 비교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비교해보려는 소비자는 인터넷 검색에 시간을 많이 쓴다. 문제는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절약형’ 구매성향을 가진 소비자는 시간을 보험료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들은 시간절약을 위해 보험설계사와의 만남도 최소화하려 한다.

보험 상품 유통채널 중 온라인 채널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지만, 상품 간 비교가 쉽지 않다는 보험 상품의 특성상 보험사 또는 독립판매대리점(GA) 소속 보험설계사로부터 직접 설명듣기를 선호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이들은 보험설계사와의 지속적인 관계에서 느끼는 친숙함과 감정적 유대를 중요시하는 ‘관계중시형’에 해당한다. 마지막 구매성향 유형은 “보험은 아무래도 △△보험이지”라며 자신이 선호하는 보험사 상품만 구매하는 ‘브랜드중시형’이다.

수도권 거주 성인 대상 연구에 따르면 다섯 가지 구매성향 유형 중 보장중시형이 가장 많았다. 이어 보험료민감형, 시간절약형, 관계중시형, 브랜드중시형 순이었다. 보험 상품 구매 시 보장 내용과 보험료를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의미다.

이런 구매성향을 암 보험에 가입하려는 51세 여성에게 적용해보자. 이 여성은 암 진단이 확정되면 받는 보험금으로 3000만원을 원한다. 또 가입할 때 정해진 보험료가 변하지 않는 비갱신형 상품을 찾는다. 저축이 아니라 암에 대비할 목적이라서 보험기간이 끝난 뒤 돌려받는 금액이 없는 상품을 구매할 생각이다.

현재 판매 중인 암 보험 중 이런 조건에 맞는 3개 상품을 비교해보자. 우선 3개 상품의 보험료 납입기간은 29~30년으로 거의 비슷하다. 언뜻 보면 납입기간이 너무 길다고 생각되지만 암 진단을 받으면 보험료 납입이 면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납입기간을 길게 잡는 게 유리하다. 3개 상품은 보험료 납입기간 중에는 해지환급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점도 같다.

이 여성이 보험료민감형이라면 B손보사 상품이 적합하다. 월 보험료 3만1690원을 30년간 납입해 총 1140만원을 내야 한다. 총 납입보험료가 A생보사(1480만원)와 C손보사(1290만원)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이 여성이 보장중시형이라면 역시 B손보사 상품을 우선 고려할 만하다. A생보사는 유방암, 대장암 등 특정 암은 보험금을 600만원만 지급하고, C손보사는 기타피부암, 갑상샘암, 제자리암, 경계성종양 등 4대 유사 암 보험금이 각 300만원으로 B손보사(각 500만원)에 비해 적다. 다만 이 여성이 일반 암과 특정 암에 모두 걸릴 경우를 생각하면 A생보사가 유리하다. B손보사는 보험금 3000만원만 지급하지만 A생보사는 3000만원과 600만원을 각각 지급하기 때문이다.

보장내용·보험료 천차만별… 보험 가입 전에 내 구매성향 진단하세요

정보를 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아까워하는 시간절약형 소비자는 GA 소속 보험설계사에게 여러 회사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관계중시형 소비자가 특정 보험사 소속 설계사와 지속적으로 만나왔다면 여러 회사 상품을 비교하기보다는 그 설계사가 자신에게 유리한 상품을 권할 것이라 믿고 맡기게 된다.

보험소비자로서 자신의 구매성향을 따져보고 어떤 채널을 이용할지, 상품 선택 시 고려할 기준의 우선순위는 어떻게 정할지 등을 생각해서 자신에게 맞는 보험 상품을 선택하자.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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