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유통혁명

매장 상품 90% PB로 채워
유럽 제조 경쟁력 바탕으로
'PB=싸고 좋은 제품' 심어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소비자들이 요즘 가장 좋아하는 상표가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이 스스로 내놓은 ‘자체상표(private brand·PB)’다. 영국 대표 백화점 존루이스, 독일계 할인점 알디·리들, 프랑스 냉동식품 전문점 피카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PB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싸구려 상품’에서 ‘품질 좋고 저렴한 상품’으로 바꿔놨다.

존루이스백화점은 패션 잡화 침구 등 주요 상품군에서 PB를 앞세워 성장 정체에 빠진 다른 백화점과 달리 매출과 이익을 늘려가고 있다. ‘반값 슈퍼마켓’으로 불리는 알디와 리들은 점포 내 상품의 90% 이상을 PB로 채워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뿐 아니라 미국 호주 등으로 급격히 매장을 확장 중이다. 피카르는 냉동식품 PB란 독특한 사업 방식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성공한 유통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를 뒷받침한 것은 식품 및 패션산업에서 돋보이는 유럽의 제조 경쟁력이다. 대(代)를 이어 기술을 쌓고 품질을 높여 소비자 눈높이를 충족시켰다. 그러면서도 대량 생산, 수직 계열화 등을 통해 가격을 낮췄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는 “제조 강소기업이 많은 한국의 유통 대기업도 상생경영을 위해서라도 PB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런던·파리=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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