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입사원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SK의 인재경영 철학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입사원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SK의 인재경영 철학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그룹은 근본적 혁신을 뜻하는 ‘딥체인지’를 경영 화두로 삼고 있다. 사업구조를 기본부터 바꾸자는 딥체인지의 시작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라는 것이 SK그룹의 설명이다. SK는 딥체인지가 인재 육성과 밀접하게 이어져 있다고 보고 “사람을 키우듯 나무를 키우고, 나무를 키우듯 사람을 키운다” “인재를 키워 나라에 보답한다”는 정신으로 인재경영에 나서고 있다.

SK는 인재 등용의 폭을 넓히기 위해 신입사원 공채에서 스펙 관련 항목을 삭제하고 열정, 도전정신으로 뭉친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바이킹 챌린지’를 도입했다. 여기에 인간 위주의 경영을 통한 SUPEX(super excellent) 추구라는 SK그룹의 경영원칙 아래 선발된 인재를 핵심 자산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SK의 인재경영 철학을 직접 실천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신입사원과의 대화’ 행사를 통해 신입사원들에게 직접 그룹의 경영 철학에 대해 설명했다. 신입사원과의 대화는 그룹의 경영철학을 가장 잘 아는 최고경영진이 직접 신입사원들과 소통하는 행사로, 고 최종현 회장 때부터 39년째 이어져온 행사다.

SK그룹의 인재 경영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장학퀴즈’와 ‘한국고등교육재단’이다. SK 단독 후원으로 1973년 2월18일 첫 방송을 시작한 고교생 퀴즈프로그램 ‘장학퀴즈’는 2000회를 넘겼고, 출연 학생 수도 1만8000여 명에 달한다. 중국에서는 중앙텔레비전(CCTV)과 손잡고 퀴즈 대항전인 ‘SK극지소년강’을 매주 일요일 방송하고 있다.

고 최종현 회장은 1974년 사재 5540만원을 출연해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한국의 우수한 학생들이 미국 등 선진국의 세계 최고 수준 교육기관에서 박사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장학생 중에는 한국인 최초의 미국 하버드대 종신교수인 박홍근 화학과 교수를 비롯해 이수종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천명우 미 예일칼리지 학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등이 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학술 소통을 더욱 원활하게 하고 학자들이 서로 지식을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베이징포럼, 상하이포럼, 하노이 정보통신기술(ICT) 포럼 등 다양한 국제 학술회의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SK는 ‘경영철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패기를 실천하는 인재’를 찾고 있다. 이런 인재 확보를 위해 SK는 선제적으로 파격적인 채용 시스템을 도입했다. 2015년부터 대졸 신입사원 채용 입사지원서에 스펙 관련 항목을 대폭 삭제했다. 해외 인재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SK는 2012년부터 미국 동부와 서부에서 글로벌 인재 발굴을 위한 ‘SK 글로벌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 6월 초 열린 포럼에서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서진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장 등 최고경영진과 임원 50여 명을 비롯해 현지 글로벌 기업, 연구소, 학계의 한인 과학자 등 340여 명이 참석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