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인하 효과 본 트럼프, 6개월 만에 또 감세카드 꺼냈다
"21%→20%로 추가 인하"

"기업투자·고용 모두 늘었다"
법인세 1%P 추가 인하 땐
10년간 1000억弗 감면 혜택
한국과 법인세율 격차 더 커져
개인 소득세율 영구 인하 추진도

중간선거 앞둔 노림수 지적도
세수감소 따른 재정적자 우려
공화당 일부 반대…의회통과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법인세율을 21%에서 2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해 12월까지 소득구간별로 15~35%이던 법인세율을 올해 1월부터 21% 단일 세율로 바꾼 데 이어 1%포인트 더 낮추기로 한 것이다. 법인세율 인하가 기업 투자를 촉진하고 고용을 늘리는 효과가 있었다고 판단, 추가 인하를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 감세안이 시행되면 미국의 법인세율은 한국(최고 세율 기준 25%)보다 더 낮아지게 된다.

트럼프, 법인세율 더 내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단계 세제 개편안을 준비 중”이라며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법인세율을 21%에서 20%로 낮추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 정책 시행 6개월을 기념해 폭스뉴스의 마리아 바티로모 앵커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2단계 감세 효과의) 대부분은 중산층에 돌아갈 것”이라며 “그것은 대단한 경기부양책”이라고 말했다. 또 “감세법안을 10월까지 준비하겠다”며 “그보다 조금 일찍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이번 감세법안에는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 인하 방안도 포함될 전망이다. 올해 발효된 감세법안에 따라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소득세 최고 세율 인하(39.6%→37.0%)를 영구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다. 근로자의 은퇴 대비 저축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1일 폭스뉴스에서 밝힌 감세 계획은 올해 1월부터 시행된 ‘1단계 감세’에 이은 ‘2단계 감세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대로 법인세 최고세율이 21%에서 20%로 낮아지면 미국 기업은 앞으로 10년간 1000억달러(약 110조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이 같은 법인세 감세안이 확정되면 한국과 미국의 법인세율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 한국은 과세표준 200억원 이하 기업에 10~20% 법인세율이 적용되지만 200억원 초과 기업엔 22%, 3000억원 초과 기업엔 25% 세율이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법인세율을 15%까지 낮추겠다고 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2단계 감세를 추진하는 것은 법인세 인하가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올해 초 감세 법안이 발효되자 애플이 향후 5년간 미국에서 300억달러를 투자하고 2만 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히는 등 미국 기업들은 잇따라 투자 및 고용 확대 계획을 내놨다.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으로 전 분기 대비 5%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실업률은 3.8%로 2000년 4월 이후 18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30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세금을 인하한 지 6개월 만에 600만 명 넘는 근로자가 보너스를 받았고, 임금이 올랐다”며 “퇴직금도 늘었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추가 감세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CNBC가 지난달 16~19일 성인 80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51%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지난 3월 조사 때보다 6%포인트 오른 것으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경제정책 지지율이 50%를 넘었다. ‘경제가 좋거나 매우 훌륭하다’고 답한 응답자도 54%로 CNBC 조사에서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변수는 의회 문턱을 넘을 수 있느냐다. 공화당 내에서도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미국 의회예산처는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앞으로 10년간 재정적자가 1조달러 이상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백악관은 감세가 경제 성장을 촉진해 세수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전쟁과 관련해선 “모든 나라가 전화해 ‘협상하자’고 말한다”며 “곧 해결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유럽 수출용 오토바이 생산시설을 미국 밖으로 옮기겠다고 한 할리데이비슨에 대해선 “미국에서 아름다운 오토바이를 만들어달라”며 “까불지 말라”고 경고했다. 할리데이비슨은 미국이 유럽연합(EU)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이에 EU가 미국산 오토바이에 25% 보복 관세를 매기자 미국 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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