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족집게' 바이런 빈 블랙스톤 부회장

중산층 급증하는 중국·인도
아직 투자할 기회 많아
시진핑, 中 부채위기 극복할 것

트럼프의 통상전쟁, 美경기 위협
美 경제 2020년까지 확장
2021년부터 침체국면 예상
[글로벌 리포트] 바이런 빈 블랙스톤 부회장 "국제유가 강세 2년 더 간다… 뉴욕증시 올 여름 10% 조정"

“국제 유가는 향후 2년간 강세가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통상전쟁은 시장을 놀라게 할 수 있고 미국 경기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연말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현재 약 2718) 기준 3000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레전드’ ‘족집게’로 통하는 바이런 빈 블랙스톤 부회장(86·사진)이 밝힌 올해 하반기 전망이다. 1965년 애널리스트로 월가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모건스탠리 수석투자전략가로 일하던 1986년부터 매년 초 ‘10 서프라이즈(올해 투자자를 놀라게 할 10가지)’라는 리포트를 발표해왔다. 올해 33번째 ‘10 서프라이즈’에서 그는 △서부텍사스원유(WTI) 기준 유가 배럴당 80달러 돌파 △증시 10% 조정 △달러 강세 △미 중앙은행(Fed)의 네 차례 금리 인상 등을 예상했다. 대부분 맞아떨어졌다.

▶지난달 Fed가 하반기에 금리를 두 번 더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내가 지난 1월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네 번 올릴 것이라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비웃었지요. 하지만 예상한 경로대로 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높은 금리는 달러(가치)를 끌어올립니다. 신흥국 통화 가치가 떨어져 불안심리가 일고 있지만 괜찮을 것입니다. 나는 지금도 자산의 10%를 이머징마켓에 투자합니다. 세계적으로 중산층이 가장 많이 증가하는 나라는 중국과 인도이고 아직 기회가 많습니다. 내가 젊다면 부가 새로 형성되는 아시아로 갈 것입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얼마 전 증산에 합의했습니다.

“올해 초 WTI 기준 배럴당 80달러를 예상했습니다. 근처까지 갔다가 약간 내려왔지만 지금도 같은 생각입니다. 베네수엘라와 이란에서 공급이 줄고 있고 미국 셰일오일은 환경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공급량 확대에는 어려움이 있는데, 수요는 예상보다 견조합니다. 향후 2년간 강세를 띨 것입니다. 모든 산유국은 돈을 더 필요로 합니다.”

▶미국 경기가 10년째 확장 국면입니다.

“많은 이들이 2019년 말 또는 2020년 침체를 얘기하지만, 나는 2021년에나 시작될 것으로 봅니다. 1~2년 전에 나타나는 침체 징후가 아직 없습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려면 2년 정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Fed가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그렇게 공격적이지 않습니다. 물가가 오르고 있지만 뛰고 있지는 않습니다. 침체가 오려면 실업률이 조금씩 상승해야 하는데, 지금 계속 내려가고 있습니다. 과잉 재고도 없고요. 정책 결정자들도 어떻게든 침체를 늦출 것으로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한 달러’를 원하는데요.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금리가 높아지면 당연히 ‘강한 달러’가 뒤따릅니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 지지율과 달러는 매우 강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증시는 어떻습니까.

“뉴욕증시는 2009년 3월 이후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 들어 10% 조정을 겪었고 여름께 추가로 10% 조정받을 것으로 봅니다. 미국은 중국, 유럽, 캐나다 등과 통상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극한까지 몰아붙였다가 좀 물러설 것으로 예상했고, 그래서 증시는 상승해왔습니다. 연말께 S&P500지수 기준 3000을 넘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정학적 위험(통상전쟁)이 더 커지면 모든 게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을 정말 놀라게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2020년 재선 가능성은 있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많은 이들이 부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세금과 규제를 낮추겠다고 했고 실천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미국은 연 2%대 성장을 했는데, 이제 연 3%대로 가고 있습니다. 실업률은 최근 40년간 최저 수준입니다. 역사를 보면 미국인들은 자신의 경제 사정에 따라 투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통상전쟁은 세계 경기뿐 아니라 미국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갈등이 고조되면 미국 경기도 예상보다 빨리 침체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S&P500 기업 매출의 40%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합니다.”

▶최근 중국이 기술에서 미국을 앞설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중국은 좋은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정부는 기술 발전을 지원하지만, 미국은 점점 더 줄이고 있죠. 내년이면 연구개발(R&D) 투자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서게 됩니다. 지금 경로로 보면 추월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부채 문제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이 속도를 줄이면서 누적된 부실채권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2년 전 모두가 중국 경제의 하드 랜딩(경착륙)을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중국의 정치적 위기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매년 네 차례 중국에 가서 많은 중국 리더를 만납니다. 그들은 ‘투표권이 무슨 문제냐. 미국인은 투표권을 줘도 반밖에 투표하고 있지 않느냐’고 합니다. 중국인들이 원하는 건 ‘더 잘사는 것’입니다. 지난 20년간 크게 발전해왔고, 발전하는 한 그들은 현 체제를 반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북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괜찮은 시작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전쟁 가능성은 낮아진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내용은 별 게 없었죠. 월스트리트 컨센서스는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내용에 대해선 계속 지켜보자’는 것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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