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전기차 핵심 부품인 전지박(薄) 사업에 진출한다. 전지박은 충전 후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2차 전지의 음극 부분에 씌우는 얇은 구리막을 말한다.

두산그룹의 사업지주회사인 (주)두산은 헝가리 터터바녀 산업단지 내 14만㎡ 부지에 연간 5만t 규모의 전지박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한다고 1일 발표했다. 내년 하반기 공장 건설을 완료하면 매년 전기차 22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의 전지박을 생산한다. 전지박은 전자가 이동하는 경로다. 배터리에서 발생한 열을 외부로 방출하고, 전극의 형상을 유지하는 지지체 역할도 하기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주)두산은 2014년 룩셈부르크의 동박(銅薄) 제조업체 서킷포일을 인수해 전지박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주)두산 관계자는 “가벼우면서도 성능이 좋은 배터리를 써야 전기차의 주행 거리가 늘어난다”며 “하이엔드 전지박은 고성능 배터리의 핵심 부품”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전지박 수요도 급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기차·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지박 수요는 올해 7만5000t에서 2025년 97만5000t으로 연평균 44%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 규모는 같은 기간 1조원에서 14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46%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최근 로봇사업을 강화하는 등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달 19~22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로봇 전시회 ‘오토매티카 2018’에서는 로봇을 비롯한 제조업 자동화의 최신 기술 동향을 살펴보기도 했다. 작년 말 로봇사업에 진출한 두산은 최고디지털혁신(CDO) 조직을 신설하고 모든 사업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