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2분기 실적 부진도 작용…코스피 연중 고점 대비 300p 넘게 하락

올해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코스피가 장중 2,300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피는 6개월 전만 해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축제 분위기였으나 지금은 반등의 기미도 찾기 힘든 상황이 됐다.

코스피가 이렇게 추락한 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달러 강세 지속과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 부진 우려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피가 과거 큰 악재가 나왔을 때를 고려하면 2,170~2,18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47포인트(0.71%) 내린 2,297.81을 가리키고 있다.

올해 1월 29일 기록한 장중 최고치(2,607.10)와 비교하면 무려 309.29포인트나 떨어졌다.

같은 시간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1천535조원이다.

1월 29일 종가(2,598.19) 기준 시가총액(1천689조원)과 비교하면 154조원이 증발했다.

원화 약세(달러화 강세)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지수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6월 한 달 동안에만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천535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이날도 오전 중에만 700억원을 넘게 팔아치우고 있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7일 현재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132곳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46조2천651억원으로 약 석 달 전보다 3.0%, 연초보다는 8.0%나 각각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장을 억누르는 가장 큰 원인은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이 가장 큰 원인이다.

무역분쟁이 해소되면 지수가 복원력을 갖겠지만 대내외 상황을 보면 당분간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반등을 기대하기보다는 호재성 재료로 거시 변수가 진정될 때까지는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시장 하락의 서너 가지 복합적인 원인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중국과 미국의 무역 갈등이다"며 "시간 싸움이든 전략 싸움이든 G2가 싸우면 아시아 시장이 피해를 본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코스피가 되살아날 실마리도 좀처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중국이 언제 협상 테이블에 앉을지가 관건이다"라며 "합의에 이를지, 11월까지 사태가 길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7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지수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류용석 팀장은 "과거에 이런 악재가 연달아 나오고 큰 악재가 나왔을 때는 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 정도까지 떨어진 적이 있었다"며 "현재 PBR이 0.7배 수준으로 최대 7∼8% 정도 더 하락해 2,170∼2,180까지 이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11월을 넘기지 않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한 번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아무리 늦어도 11월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 기간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전에 결과를 끌어내 성공한 모습을 보이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미국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많아서 갈등이 더 길어지면 미국 기업에도 피해고, 트럼프의 지지율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현재 원화 약세(달러화 강세)도 7월 정점을 찍고 진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