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LG그룹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연말 임원인사 퇴임

그동안 LG그룹 총수 역할을 해왔던 구본준 ㈜LG 부회장이 29일 그룹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 구광모가 이날 ㈜LG 대표이사 회장으로 공식 선임돼 총수 자리에 오름에 따라, 조카 총수에게 완전히 길을 터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카 총수'에 길 터준 구본준, 향후 계열분리 과정 주목
이날 오전 ㈜LG는 이사회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구 부회장은 오늘 이후 LG그룹 경영일선에서 전면 물러나며, 연말 임원인사에서 퇴임하게 된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구 부회장이 향후 '구광모 체제'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구 회장에게 길을 터주고 본인은 계열분리를 통해 사업독립을 할 것이란 전망이 일찌감치 제기된 상태였다.

이날 LG그룹 안에서의 구 부회장의 거취가 공식 결정됨에 따라, 이제 재계의 관심은 구 부회장의 향후 계열분리 대상에 급격히 모아지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군은 구 부회장이 직접 이끌어본 경험이 있는 계열사들이다.

그는 주요 계열사 가운데 대표적으로 ▲ LG반도체 대표이사 부사장 ▲ LG LCD(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사장 ▲ LG상사 대표이사 부회장 ▲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계열분리 대상 후보군에 포함하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구 부회장이 LG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들고 계열 분리해 나가는 시나리오는 조카 총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독립경영에 나선다는 알려진 취지와 맞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반박도 제기된다.

특히 구 부회장의 실질적 자금력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구 부회장은 ㈜LG 지분의 7.72%를 보유하며 총수일가 가운데 구 회장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약 1조원의 지분가치로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각각 약 13조원, 6조5천억원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인수해 나가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구 부회장의 자금력이나 과거 경영 궤적, 그가 LG반도체·LG필립스LCD 대표를 역임하며 기술분야에 큰 관심을 보였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LG상사, 비상장사 LG CNS, 반도체 계열사 실리콘웍스, LG이노텍 정도가 계열분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