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인도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자동차를 선보인다. 인도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정책에 발맞춰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구영기 현대차 인도권역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8일 인도 이코노믹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내년 하반기 인도 15개 도시에 SUV 전기차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반조립 상태에서 수입해 판매하지만 장기적으로 첸나이 현지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출시 차량은 소형 SUV 코나EV가 유력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구 부사장은 첸나이 공장 생산시설 확충 계획도 밝혔다. 그는 “올해 생산능력을 5만 대 이상 끌어올려 내년까지 연 75만 대 생산체제를 갖추겠다”고 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3년간 인도에 신차 개발과 공장 증설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11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18일 북미와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장에 각각 권역본부를 설립했다. 권역별로 자율경영시스템을 도입해 생산, 판매, 시장 전략 등에 대한 본사의 권한과 책임을 권역본부로 위임했다. 인도권역본부장을 맡게 된 구 부사장은 “인도 시장의 중요성을 반영해 북미, 유럽과 함께 인도권역본부가 설립됐다”며 “영업과 마케팅 분야에서 소비자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는 내년까지 러시아와 남미 등 신흥시장에 권역본부를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인도에서 시장 점유율 16.2%를 기록해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판매 순위 2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최근 판매 호조세에 힘입어 올 2분기 인도 시장 판매 목표를 기존에 비해 9% 높은 13만6000여대로 잡았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