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가동할수록 적자?… "60%만 돌려도 이익"
한국수력원자력이 28일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경제성 평가 참고자료’를 내놨다. 조기폐쇄의 근거로 만성 적자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자료에 따르면 원전 이용률(전력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량 비율)이 최근 5년간 평균 수준인 60%만 돼도 조기폐쇄보다 224억원 이익인 것으로 계산됐다.

전휘수 한수원 발전부사장은 이날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월성 1호기는 지난 10년간 전력 판매단가가 생산원가를 초과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15일 조기폐쇄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이 밝힌 월성 1호기의 생산원가는 작년 기준 ㎾h당 123원, 판매단가는 61원이다. 원가가 판매단가의 두 배다.

전 부사장은 참고자료를 통해 월성 1호기의 이용률별 현금흐름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월성 1호기의 이용률이 40%일 때 현금흐름은 오는 2022년까지 4년여 간 563억원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용률이 60%면 224억원, 80%면 1010억원 이익인 것으로 계산됐다. 2022년은 월성 1호기가 당초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승인받은 연장운전 만료 시기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 이용률이 60%만 돼도 조기폐쇄보다 경제성이 높다는 사실을 자체 분석을 통해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월성 1호기 이용률은 작년에만 이례적으로 40.6%로 낮았을 뿐 지난 5년간 평균 60.4%를 기록했다. 작년 이용률이 특히 낮았던 것은 ‘예방점검’ 명목으로 5월부터 가동을 정지했기 때문이다. 2016년 이전만 해도 월성 1호기의 이용률은 꾸준히 70~80%를 유지했다.

한수원이 월성 1호기 조기폐쇄의 직접적 근거가 된 ‘경제성 평가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점도 논란이다. 전 부사장은 “영업기밀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날 한수원 이사 11명을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