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가계대출 6%에 해당
더 받은 이자 25억 달해
경남銀 "직원 입력 오류 탓"

하나·씨티銀 "내달 환급"
다른 시중銀 전수조사 '촉각'
경남은행이 지난 5년간 대출자의 소득정보를 누락하거나 실제보다 적게 입력한 뒤 잘못된 금리를 적용해 25억원가량의 이자를 더 거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 직원들의 입력 오류로 대출이자가 과다 부과된 건수는 1만2000건에 달했다. 경남은행은 단순 전산입력 오류라고 해명했지만 KEB하나, 씨티 등 다른 시중은행보다 적발 건수가 월등히 많아 ‘금리 조작’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3개 은행, 26억원 부당이득

경남은행을 비롯해 KEB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3개 은행은 26일 잘못된 대출금리로 부당하게 이자를 더 낸 대출자 수와 금액, 관련 상품 등을 공개하고 환급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은행이 환급해야 할 이자액은 총 26억6900만원으로 다음달 해당 대출자에게 돌려줄 예정이다.
경남銀, 부당 대출금리 1만2천건… '고의 조작' 의혹

이들 중 경남은행이 적발 건수와 이자환급 규모가 가장 컸다. 경남은행은 2013년 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취급한 가계자금대출 중 6%에 해당하는 1만2000여 건에 대해 적정 수준보다 많은 이자를 부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과다 청구 사례가 많아 대출자 수, 추가 부과이자액 등 정확한 수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지난 5월 말 금융감독원이 ‘고객정보 전산등록 현황’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대출금리 산정 오류가 발견됐다”며 “대출 고객의 연소득을 입력할 때 증빙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소득금액을 누락하거나 적게 입력하면서 산출금리가 실제보다 높게 책정돼 이 같은 실수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자체 점검하고 있어 아직 고객에게 통보하지는 않았다.

경남은행은 시중은행보다 고객 수가 적고 대출 취급 규모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적발 사례가 많아 단순 실수보다 의도적으로 금리 조작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의 입력 오류뿐 아니라 전산 시스템이 미흡해 진상조사를 하는 데도 시간이 더 소요되고 있다”며 “앞으로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직원 교육 등을 통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과다 이자 다음달 모두 환급”

KEB하나, 씨티 등 2개 은행도 다음달 과도하게 거둬들인 이자를 환급할 예정이다. 이들 은행은 최근 금융감독원이 9개 은행 대상으로 벌인 ‘대출금리 산정체계 점검’에서 부당하게 높은 금리를 부과한 사례들이 적발됐다. 적발된 사례 가운데 KEB하나은행은 최대 844만원, 씨티은행은 최대 200만원의 이자를 더 부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은 2012년부터 올해 5월까지 일부 영업점에서 부당하게 최고금리를 적용해 이자를 더 거둔 건수가 252건, 환급해야 할 이자액은 1억5800만원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 중 개인사업자 대출 200건, 가계대출 34건, 기업대출 18건 등으로 조사됐다. 씨티은행은 2013년 4월∼2018년 3월 취급한 담보부 중소기업대출에 담보대출 원가 대신 신용대출 원가로 적용해 금리가 과다하게 청구된 건수가 27건, 추가로 부과한 이자금액은 1100만원이라고 밝혔다.

국민, 신한, 우리 등 다른 주요 시중은행은 이번 ‘대출금리 조작’ 논란에서 빠졌지만 금융감독원이 전수 조사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으로부터 별도로 환급조치 공문을 받지 않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전수 조사를 통해 또 다른 과다 부과 사례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상미/김순신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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