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지향적 디자인, 브랜드 선입견 깨
-하이브리드로 고효율·고성능 양립


소형 SUV 시장이 뜨겁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SUV 특유의 실용성,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젊은 층을 타깃으로 등장했지만 지금은 전 연령대에서 고루 사랑받고 있는 부문이기도 하다. 렉서스의 두 번째 SUV 라인업 NX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소형 SUV의 인기에 불을 지핀 주범(?) 중 하나다.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렉서스는 본인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를 무기로 내세웠다. 컨셉트카를 연상케 하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역시 렉서스 브랜드에 신선함을 불어넣기 충분했다. 소형 SUV 군웅할거 시대에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NX 300h 이그제큐티브를 시승했다.
[시승]'젊은 렉서스', NX 300h 이그제큐티브

▲디자인·상품성
2013년 렉서스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컨셉트카 LF-NX를 최초 공개했다. 도드라진 스핀들 그릴과 직선 위주의 미래지향적인 면분할은 당시 업계 전문가들과 일반인 모두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향후 렉서스 SUV 제품군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후 등장한 NX는 컨셉트카 디자인을 성공적으로 계승한 '젊은 렉서스'의 대표 주자다.
[시승]'젊은 렉서스', NX 300h 이그제큐티브

NX 300h는 지난해 부분변경을 거치며 내외관을 한층 다듬었다. 스핀들 그릴은 보다 날카롭고 역동적으로 바뀌었고, 측면 캐릭터 라인과 면 분할은 한층 과감해졌다. 여기에 초소형 3빔 LED 헤드램프와 신규 18인치 알로이 휠로 입체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더했다.
[시승]'젊은 렉서스', NX 300h 이그제큐티브
[시승]'젊은 렉서스', NX 300h 이그제큐티브

모래시계에 비유되는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은 이제 하나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인식도 확산됐다. BMW가 키드니 그릴로 오랜 동안 독창성을 드러낸 것처럼 렉서스 또한 스핀들(spindle) 그릴을 대외적으로 내세운다. 그래서 앞모습 뿐 아니라 뒷모습도 형태적으로는 스핀들 모양을 따랐다. 그러나 NX300h의 외관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측면이다. 면(面)과 선(線)의 구분이 명확해 역동성이 강하게 뿜어져 나온다. 조각칼로 정교하게 둥근 면을 깎은 것 같은 느낌이 전체를 지배한다.
[시승]'젊은 렉서스', NX 300h 이그제큐티브
[시승]'젊은 렉서스', NX 300h 이그제큐티브

실내도 흐름은 '역동'이다. 특히 센터페시아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스핀들 모양을 따른 흔적이 역력하다. 주로 로직 타입의 스위치가 대부분이지만 로터리 및 토글 방식도 섞어 다양성을 부여했다. 10.3인치 디스플레이는 터치 패드로 조작되는데 약간의 절도감을 만들어 오조작을 방지한다. 미세하지만 사용 때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세심함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시승]'젊은 렉서스', NX 300h 이그제큐티브

안전품목으로 사각지대 감지모니터(BSM), 후측방 경고시스템(RCTA), 와이드 백 뷰 후방카메라 등을 기본 장착했다. 8 SRS 에어백과 함께 안전품목을 알차게 갖춘 것. 특히 와이드 백 뷰는 렉서스 최초로 탑재한 장치로, 후진 시 넓은 후방 시야를 제공해 만약에 있을 사고를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시승]'젊은 렉서스', NX 300h 이그제큐티브
[시승]'젊은 렉서스', NX 300h 이그제큐티브

세심한 배려도 NX 300h만의 강점이다, 양손에 짐을 들고도 트렁크를 자동으로 여닫을 수 있는 '킥오픈' 기능이나 센터콘솔 상단에 숨겨진 화장 거울, 널찍한 스마트폰 무선 충전패드, 전동식으로 접고 펴는 뒷좌석 시트 등은 호평 받는 요소다.
[시승]'젊은 렉서스', NX 300h 이그제큐티브
[시승]'젊은 렉서스', NX 300h 이그제큐티브

▲성능
NX300h에 탑재된 직렬 4기통 2,494㏄ 엔진의 최고 출력은 152마력이다. 그런데 토요타 그룹 내에 비슷한 배기량의 다른 엔진은 최고 207마력에 이른다. 단순히 비교하면 NX 300h의 엔진 출력이 부족한 것처럼 보이지만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47마력을 뒷받침해준다. 성능의 부족함 없이 효율을 하나 더 얻은 셈이다. 그래서 NX300h의 연료탱크도 56ℓ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중형 세단의 60ℓ에 비해 용량이 작다. 그럼에도 효율은 ℓ당 12㎞(복합기준)에 이른다. 효율이 좋으니 기름을 많이 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시승]'젊은 렉서스', NX 300h 이그제큐티브

NX300h는 글자 'h'가 의미하는 것처럼 풀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여기에 일반 하이브리드와 차별화된 독특한 구조로 제작됐다. 가솔린 엔진에 구동과 충전을 맡은 두 개의 전기모터를 결합했고, 뒷바퀴 구동을 전담하는 세 번째 전기모터를 추가로 배치했다. 엔진의 힘을 뒷바퀴로 전달하는 추진축을 배제해 경량화와 공간확장도 얻어냈다. 구동력을 나누지 않고 더하는 개념인 만큼 성능 면에서도 강력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구동 방식 역시 특별하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각각 앞·뒤축 구동을 책임지는 하이브리드 AWD 시스템 'E-포(four)'는 상황에 따라 정교하게 반응해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담보한다. AWD 시스템 전체의 무게와 부피도 줄어 효율면에서도 유리하다.
[시승]'젊은 렉서스', NX 300h 이그제큐티브

'에코'와 '컴포트', '스포트'로 구분된 주행 모드는 차이가 확연하다. '에코'는 최대한 효율 운행을 유도하되 가속이 조금 답답할 수 있다. 이 때는 컴포트를 선택하면 된다. 충분한 엔진 성능이 CVT와 조합돼 구동이 이뤄진다. 승차감도 단단해지고 반응 속도도 빨라진다.

본격적으로 주행을 즐기고 싶은 운전자를 위해 스포츠 모드도 준비했다. 스포츠 모드에서 하이브리드는 효율보다 성능에 방점을 찍는다. 세 개의 전기모터는 연료소모를 줄이기 위한 보조 장치에서 차를 힘차게 이끄는 강력한 동력원으로 탈바꿈한다. 하이브리드가 심심할 것이라는 오해(?)는 말 그대로 오해일 뿐이다. 최근 하이브리드 추세는 고효율과 고성능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세팅이 주를 이룬다, 출발 직후부터 높은 토크를 쏟아낼 수 있는 전기모터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살려 저속부터 고속까지 모든 영역에서 역동성을 배가한다.

성능에 대한 자신감은 제동장치에서도 드러난다. NX 300h의 앞바퀴엔 벤틸레이티드 디스크가 장착돼있다. 냉각 성능에 초점을 맞춰 고속 주행 시 제동력이 떨어지는 걸 억제하는 방식이다. 차는 달리는 것보다 정확히 멈춰서는 실력이 더 중요하다.

▲총평
[시승]'젊은 렉서스', NX 300h 이그제큐티브
[시승]'젊은 렉서스', NX 300h 이그제큐티브
[시승]'젊은 렉서스', NX 300h 이그제큐티브

NX 300h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차다. 풍성한 고급 편의 및 안전 품목과 강력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과연 렉서스'라는 느낌을 준다. 반면 시선을 사로잡는 과감한 디자인은 '렉서스에 이런 모습이?'이란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실용성에 매몰돼 찍어낸 듯한 차들이 범람하는 시대에 NX 300h는 고급 소형 SUV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렉서스의 모범 답안이다. 렉서스 NX 300h 이그제큐티브의 가격은 6,440만원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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