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대구, 경북의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이 전담 대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 중견기업이나 사회적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창업지원정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지역에 있는 중견기업의 자금력과 경험, 창업기업의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접목해 중견기업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창업시장에 지역 중견·중소기업을 적극 끌어들여 창업 정책의 효과를 확대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부산·대구·경북 혁신센터 '중견기업과 동행'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 중견기업인 인탑스와 지난 15일 혁신형 창업기업 육성을 위한 협약을 맺고 창업기업을 공동 육성하기로 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인탑스는 1981년 설립된 매출 6800억원 규모의 자동차램프와 휴대폰 사출 중견기업이다. 지금까지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구와 경북은 삼성, 부산은 롯데 등 전담 대기업 중심의 창업지원정책을 펴와 지역의 중견·중소기업 참여가 활발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진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왼쪽)과 정사진 인탑스 대표가 지난 15일 업무협약을 맺었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김진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왼쪽)과 정사진 인탑스 대표가 지난 15일 업무협약을 맺었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김진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대기업이 아니라 지역 내 중견기업과 창조경제혁신센터, 예비창업자가 협력하는 최초 사례”라고 말했다. 센터가 창업기업을 발굴하면 인탑스는 보유 중인 제조기술 인프라를 활용해 창업기업의 기술 개발과 양산을 돕는다. 정사진 인탑스 대표는 “우리 기업이 가진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연규황)는 대구 지역 중견·중소기업의 스핀오프(분사)를 지원하기 위해 참여 기업을 내달 13일까지 모집한다. 대구에 본사를 둔 중견·중소기업 가운데 스핀오프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인수합병, 합작 투자, 연구소 기업 등을 포함한 사업에 관심이 있는 기업에 대해 컨설팅 자금을 지원한다. 센터는 신청 기업의 기술성과 국내외 시장 분석 등을 지원해 중견기업과 창업기업의 협력을 주선하고 신설 창업기업에 대해 사업화 자금도 지원하기로 했다.

창업·유통·영화 관련 지원 사업에 특화해온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조홍근)는 사회적 기업과 도시재생 분야로 지원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센터는 지난달 부산시 북구와 ‘구포이음’ 도시재생 뉴딜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센터는 지난 22일에는 도시재생 소셜벤처 포럼(작은도시기획자들)을 열었다. 센터는 이번 포럼은 ‘북구 도시재생 뉴딜프로젝트’ 관련 주제로 참가자들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향후 사업을 추진할 때 지역 내 도시 기획자들과 협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송경창 경상북도 일자리경제산업실장은 “일감이 줄어든 구미 지역 중견기업에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창업기업은 제품 생산까지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경섭 대구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은 “중견·중소기업은 창업기업을 인수고용하는 등 수평적 협력과 사업 파트너 관계 형성에 유리하다”며 “중견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